지난 20일 종영

▲ ‘프로듀사’ 끝까지 놓지 않은 이야기의 끈 / ⓒ KBS2

‘프로듀사’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거두며 종영했다.

지난 6월 20일 방송된 KBS2 ‘프로듀사’는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21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서는 전국기준 17.7%라는 시청률을 발표해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알렸다.

‘프로듀사’는 1회 10.1%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의 기대와 달리 호불호를 강력하게 느끼게 하는 연출로 여러 이야기가 많았다. 1, 2회는 독립영화 감독 윤성호가 연출을 맡았는데, 확실히 신선한 요소가 많았다.

▲ ‘프로듀사’ 끝까지 놓지 않은 이야기의 끈 / ⓒ KBS2

 

▲ ‘프로듀사’ 끝까지 놓지 않은 이야기의 끈 / ⓒ KBS2

 

▲ ‘프로듀사’ 끝까지 놓지 않은 이야기의 끈 / ⓒ KBS2

 

▲ ‘프로듀사’ 끝까지 놓지 않은 이야기의 끈 / ⓒ KBS2

하지만, 3회 이후 표민수가 연출을 잡으면서 드라마는 대중적인 맛으로 변했고, 평범해졌으며, 시청률도 상승세를 탔다. 이런 부분은 아직까지 한국 드라마가, 특히 지상파 드라마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미생’을 통해 그동안의 ‘~에서 연애하는 드라마’에 대한 지겨움을 드러냈고, 이는 ‘프로듀사’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지만, 막상 지상파로 내려오니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신선함을 ‘노잼’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피디가 교체됐고, 윤성호 감독은 구성으로 빠졌다.

이후 ‘프로듀사’는 점점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로 변했고, 캐릭터들의 케미가 살면서 나쁘지 않은 드라마가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프로듀사’가 성공적이라고 평을 할 수 있다면 놓지 않은 이야기의 맥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의 ‘프로듀사’의 기획의도를 보면 ‘밤샘회의에 촬영에 편집에 마라톤을 뛰고도 시청률 떨어지면 밥버러지 취급을 받으니 오늘이라도 ‘너나 가져라’ 하고 싶지만.. 그래도 차마 그럴 수 없는 소중한 KBS 출입증. 그거 목에 걸고 오늘도 여의도 18번지 6층으로 출근하는 피디 아닌 직장인들의 사무실 이야기’라고 적혀 있다. 애초에 원한 방향은 직장인들의 사무실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점점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가 되면서 애초의 기획의도는 지켜지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프로듀사’가 지킨 하나의 이야기는 ‘책’이었다. 프로듀사는 각각 회마다 마무리되는 이야기가 하나씩 있다.

그 이야기는 각 회별로 달린 부제를 통해 시작되고, 진행되고 마무리된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박혁권(김태호 피티 역)의 ‘예능 PD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목차가 그 부제의 역할을 한다. 이런 식의 책을 통한 부제는 5회부터 진행됐고, 이는 사실 신의 한수가 됐다.

작게 보이지만 이런 부제를 통한 회당 완결성은 이미 신선함을 놓아버린 ‘프로듀사’가 특별해질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에서 ‘방송국에서 연애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는 선택이었다.

‘편집의 이해’, ‘방송사고의 이해’, ‘언론 플레이의 이해’, ‘러브라인의 이해’, ‘결방의 이해’, ‘예고의 이해’, ‘시청률의 이해’, ‘장수 프로그램의 이해’ 등으로 나눠진 각 부제는 ‘프로듀사’에게 이야기의 끈을 끌고 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되었다.

특히, 이러한 완결성이 폭발한 것은 11회였다. ‘시청률의 이해’에서는 각 캐릭터가 모두 극과 극의 상황을 겪으며, 특히 신디를 주인공으로 한 회가 마무리된다. ‘시청률’이라는 절대적인 수치에 휘둘리고 결정이 되는 방송국과 한 사람이 나를 보게 하는 것도 어렵다는 백승찬의 고백이 겹쳐지고, 또한 그런 ‘시청률’과 ‘사랑’에서 모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신디에게 희망을 주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이야기를 아우르는 결말을 내면서 무난하게 잘 끝낼 수 있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도 경신했고, 모두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결말이 나왔다. 이는 드라마가 ‘연애’에 치중하면서도 ‘성장’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는 변하고, 그 변화는 단지 연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프로듀사’는 그 중간 지점을 잘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처음의 신선함이 끝까지 갔으면 또 다른 색다른 드라마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한편, 다음 주에는 ‘프로듀사’의 특별편이 방송되고, 그 뒤를 이어 파일럿 예능 ‘네 멋대로 해라’가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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