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의 한국 지방대 학력 불인정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 동안 호주 정부는 외국 대학 자격 공인기관에서 한국 대학 등급을 5개 등급으로 편성해 3등급 이하의 대학 졸업자에겐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 기관에서 구성한 등급에 따르면 서울 소재 종합대와 지방 국립대 졸업생들에게만 학력을 인정해주지만 대다수 지방 대학 졸업생들에게는 학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 호주 사회의 낙오자로 만들어 왔다. 최근 들어 지방 사립대 학생들도 탈출구 가운데 하나로 호주 유학을 꿈꿔왔는데, 이런 조치 때문에 대학 졸업자가 아닌 고등학교 졸업자로 인정받아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이에 반해 지방 국립대 졸업자와 서울 소재 대학졸업자는 3년의 직장 경력이 없어도 영주권이 발급되거나 1년과정의 교육과정을 거친 뒤 시험에 통과하면 영주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점과 비교할 때 ‘도에 지나친 차별’로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유학의 필수 사항인 TOEIC 와 같은 외국어 테스트나 재학시절 성적 등도 구제에 어떤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실제로 5등급으로 분류된 지방 모 대학졸업생인 K양의 경우 호주 지역 대학에 입학하기는 했지만 대학원 진학과 영주권 취득, 취업에 모두 실패했다. 실제로 그녀는 영주권 취득을 위한 멜버른 소재 공인회계사 협회에 졸업장을 비롯해서 성적 증명서 등을 제출해 회계 관련 직업에 종사할 뜻을 비쳤지만 ‘학력이 기준미달’이라는 차가운 대답만 들어야 했다. 따라서 그녀는 연방정부 교육인적자원부에 항의서한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 교육부에 등록된 정규대를 졸업했는데 인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호주 정부의 고유 권한”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후에도 취업을 위한 입사 지원서를 꾸준히 제출했지만 기관의 규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5등급 대학 졸업자에게 영주권 취득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원서 접수가 거부되고 대학원 진학도 마찬가지. 이런 사례는 여러 차례 있어왔고 피해자들은 번번히 구제를 요청했지만 한 번도 구제를 받은 경우는 없을 정도로 호주정부의 학벌 차별은 높은 편이다. 실제로 K양도 시드니 소재 한인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 이 사실을 말했지만 쉽게 처리되지 않았다. 이런 사실에 대해 불쾌하기는 지방 대학들도 마찬가지. 얼마전 한 대학은 총장 명의의 항의서한을 발송하는 등 부당한 조처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지만 호주측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1년 넘게 호주에서 생활한 K양은 지금 지친 상황. 그 동안의 호주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유학과 영주권 신청 등을 위해 들인 시간이 아깝다”고 말했다. 그녀처럼 해외 유학에 실패한 지방대 출신 학생들은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네티즌들은 호주의 대응에 대해 항의를 준비해야 한다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 어떤 구체적인 활동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대학 등급은 91~93년까지 대학원 과정 설치 여부 등을 기준으로 대학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한 뒤 96년에 일부 대학에 대해 등급을 조정했을 뿐 어떤 수정도 하지 않아 근거 자료 자체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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