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앞둔 포스하이알, LED 수요 둔화로 불명예

▲ 지난달 30일 포스코가 처음으로 부실 계열사의 채무를 갚아주지 않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부실에 시달리던 포스코플랜텍에 5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자금을 쏟아 부어 비난을 자초한 포스코가 포스하이알의 채무를 갚아주지 않고 법정관리를 신청, 방침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30일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엠텍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엠텍이 지분 51%를 보유한 포스하이알의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포스코엠텍은 포스하이알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포스하이알은 포스코그룹의 소재 부문 계열사로 포스코의 손자회사다. 포스코엠텍은 수입에 의존해 온 LED 핵심 소재인 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하기 위해 2012년 1월 화학기업인 KC, 삼성물산과 함께 포스하이알을 설립했다.포스하이알을 설립했지만, 이후 포스하이알은 LED 수요의 둔화로 경영난을 겪어 왔다.

2012년과 2013년은 이렇다 할 사업실적과 매출 없이 각각 10억원과 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사실상 지난해가 영업 원년이었다. 2013년 전라남도 영암군에 연산 2000톤 규모의 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고,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포스하이알은 지난해 연매출 14억원, 당기순손실 1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575억원, 부채는 530억원이다. 자본금은 200억원 중 45억원밖에 남지 않았다.

포스코는 지난 29일 채권단에 법정관리에 돌입하겠다고 최종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포스하이알에 약 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포스하이알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빌린 52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토지와 공장을 담보로 잡기는 했지만 가치가 충분치 않다.

포스코가 부실 계열사의 채무를 갚아주지 않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고순도 알루미나를 제조하는 기업이 없다보니 포스하이알 임직원들의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아직 부족하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나 판매망 확보도 여의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