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평균의 4배 넘는 배당…성향고배당 지속

▲ 지난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이 부진한 실적에도 시장평균을 크게 웃도는 고배당을 실시했다. ⓒ시사포커스DB

지난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이 부진한 실적에도 고배당을 실시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SC그룹은 지난 2005년 제일은행 인수 당시 한국SC은행의 영업권을 17억5800만달러(약 2조원)으로 계상했으나 2013~2014년 전액 상각(손실) 처리했다.

영업권은 부동산의 권리금과 같은 개념으로 일종의 무형재산인데 이를 전액 손실 처리하면서 한국SC은행의 경영 악화를 인정한 셈이다.

◆한국SC금융, 수익 악화…대규모 구조조정

지난해 한국SC금융의 실적은 부진했다. 우선 SC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한국SC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64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3년 116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대손준비금 반영 후 조정 이익도 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률(NIM) 역시 2.05%로 전년대비 0.15%포인트 하락했다.

한국SC은행의 실적 악화로 한국SC금융 역시 지난 한 해 동안 794억원의 당기순손실(지배주주지분 연결 기준)을 나타냈다. 대손준비금 반영 후 조정 이익도 연간 3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바젤Ⅲ)은 2014년 15.87%로, 2013년(16.68%)에 비해 0.81%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SC은행은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실시했다. 한국 SC은행은 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 17개, 지난해 44개 등 총 61개의 영업점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해 초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을 퇴직 처리했다.

◆실적 상관없이 일단 본사로 ‘고배당’

그러나 한국SC금융은 회사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높은 배당액을 책정했다.

SC금융지주는 지난해 영국 본사에 1500억원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최대 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회사가 순손실액의 두 배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실제 SC금융의 배당성향은 국내 은행보다 4배가량 높다. SC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010년 36.05%(1000억원) ▲2011년 47.42%(810억원) ▲2012년 65.74%(1200억원)으로 매년 10%p 이상 상승했다. 국내 은행권의 평균 배당성향이 15%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SC은행의 배당성향도 시장평균을 상회한다. 지난 2009년 57.79%(2500억원)에서 ▲2010년 62.04%(2000억원) ▲2011년 78.14%(2000억원) 등으로 급등했다. 지난 2012년에는 배당성향이 102.72%(20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고배당 지급에 국부유출 논란 지속

▲ 한국SC은행은 지난해 리차드 힐 전 은행장의 보수로 27억1900만원을 지급하면서 은행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지급했다. ⓒ뉴시스

SC금융이 지속적으로 고배당을 지급하면서 국부유출 논란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한국SC금융지주는 영국 본사가 지분 100%를 소유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SC금융이 배당성향이 높은 것은 국내 자산의 반출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금융당국이 나서서 권고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SC은행의 경우 CEO연봉과 관련해서도 국부유출 논란이 있었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리차드 힐 전 은행장의 보수로 27억1900만원을 지급하면서 은행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지급했다.

이에 리차드 전 은행장이 지급받은 보수는 3개월 남짓 근무한 보수로 부진했던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고액 보수를 책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던 것.

은행 측은 짧은 업무기간에도 높은 연봉을 받은 것은 2007~2013년 등기임원 이전부터 부여된 주식기준보상 일시 이익실현이 있었던 영향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시사포커스 / 박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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