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배터리에 강세를 보이는 LG화학과 소형 배터리에 강세를 보이는 삼성SDI의 경쟁구도가 깨질 전망이다. 양사가 수주와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애플과 샤오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돼 소형 배터리 시장 확장에 나선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BMW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배터리 공급을 확대해 중대형 배터리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양사가 세계 배터리 시장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 강자, LG화학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1위를 하고 있으며 AESC, 파나소닉, 삼성SDI 순이다.

LG화학의 자동차 전지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GM뿐만 아니라 다임러그룹에 이차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3일 LG화학에 따르면, 지난달 다임러그룹과 차세대 전기차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LG화학은 밝혔다. 이로 인해 LG화학은 다임러그룹이 출시할 2016년형 스마트EV 모델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하게 됐다.

LG화학은 이후 다임러그룹의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와 협력하게 됐다.

메르세데스 밴츠, 미쓰비시 후고, 프레이트라이너 등 완성차 브랜드를 가진 다임러그룹은 1886년 세계최초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카를 시작으로 1936년 세계최초 디젤차 260D를 개발하는 등 130여 년의 자동차 역사를 써왔다.

LG화학은 이번 다임러그룹을 추가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개 중 13개(폭스바겐, 르노, 포드, 아우디, 쉐보레, 현대차, 기아차, GM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소형배터리 강한 삼성SDI, 중대형 시장 넘봐

이에 반해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배터리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만큼 소형 배터리 비중이 높다. 전세계 소형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삼성SDI가 1위, LG화학이 2위다.

이러한 양사의 기본구도가 깨질 전망이다. 삼성SDI도 최근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BMW에 배터리 공급 차종을 다양화하고 있다. BMW 전기자동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삼성SDI의 BMW 하이브리드 배터리 공급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기차보다 더 대중화된 하이브리드 모델인점을 볼 때 공급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BMW외에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인도 마힌드라그룹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기존구도 깨고 사업영역 다변화 나선 양사

LG화학도 이에 뒤질세라 소형 배터리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 뿐만 아니라 애플, 샤오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이는 삼성SDI가 대부분 매출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달라 의미가 크다. 또한 LG화학은 전동공구, 전기자전거에 등 새로운 소형 배터리 시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는 삼성SDI가 시장 다변화를 굳이 할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장 다변화를 모색해질 이유가 생겼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매출기준 시장 점유율은 17.2%를 기록해 지난 2011년 4분기(19％) 이후 3년 만에 10％대로 떨어졌다. 게다가 스마트폰 시장도 포화상태라 스마트폰만 바라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삼성SDI도 시장 다변화를 꾀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세계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54억8000만 달러(6조2000억 원)에서 2020년 182억4000만 달러(20조5000억 원)로 세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시사포커스 / 박효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