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불완전판매 우려 채널에 민원담당자 현장 배치할 것”

▲ 흥국생명이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흥국생명은 지난해에도 같은 부문 1위에 꼽히면서 개선 의지에 물음표가 찍혔다 ⓒ흥국생명

흥국생명이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흥국생명은 지난해에도 같은 부문 1위에 꼽히면서 개선 의지에 물음표가 찍혔다.

지난 1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흥국생명은 5.90%의 불완전판매 비율을 기록하며, 대면모집과 비대면모집을 병행하는 직영복합 생보사 가운데 가장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았다. 업계 평균은 2.95%로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흥국생명은 법인대리점 전화영업(TM) 불완전판매비율도 3.11%를 기록하며 DGB생명과 나란히 1위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의 TM 관련 불완전판매율은 증가 추세다. 전년 조사에서는 흥국생명의 TM에 의한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율은 2.58%로, TM영업을 하는 16개 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TM 관련 불완전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카드사 고객 정보유출로 인한 TM에 대한 제재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과 투자위험성 등에 대한 안내없이 판매한 것으로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이다.

◆2년째 불완전판매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데

지난해 흥국생명의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8월 흥국생명은 연금전환이 가능한 종신보험을 마치 연금보험이나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팔았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당시 흥국생명은 가입자에게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최저 보증이율이 연 1%대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물론 중도에 해지하면 이미 낸 보험료는 거의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상품판매를 위해 최저보증이율이 3.75%이고,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만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리콜 사상 처음으로 리콜을 실시했지만 흥국생명은 리콜 처벌 1년이 지난 지금도 불완전판매율 1위 생보사라는 타이틀을 떼어내는 데 실패했다.

◆ “흥국생명, 불완전판매 감축 의지가 부족해”

금융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이 불완전판매율을 낮추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국장은 “흥국생명이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것은 보험 가입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불완전판매를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는 TM이나 홈쇼핑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를 엄격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 “소비자보호 강화 프로그램이 수치를 높여”

흥국생명 측은 이에 대해 소비자보호 프로그램이 오히려 불완전판매율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흥국생명은 “장기 불황으로 경제사정이 안 좋아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소비자보호 프로그램을 강화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발적으로 민원을 해지하는 건수가 늘어나면서 불완전판매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보험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소비자가 소비자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보험을 해지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집계하는 불완전판매 건수에 집계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완전판매율이 높아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은 “불완전판매율을 낮추기 위해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채널의 각 권역별로 민원담당자를 현장 배치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시사포커스 / 박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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