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본에 사는 정모(38)씨는 판교신도시 중소평 아파트 분양에서 낙첨된 뒤 아파트를 사고 싶지만 고민이 많다. 최근 산본의 아파트값 상승세를 보면 빨리 30평형대 아파트를 하나 사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아파트값에 거품이 많아 곧 터질 것이라는 정부의 경고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5월 들어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약해지고 최근 들어서는 하락하는 지역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정부의 집값잡기 정책이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파트값은 일시 주춤하다가 다시 오르는 패턴을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가 계속된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구입하는 게 이익이라는 생각도 든다. 정씨처럼 판교 입성을 기다리다 꿈이 무위로 돌아간 뒤 청약통장을 활용한 내집마련 꿈을 접고 아예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연일 버블(거품) 논쟁이 계속되면서 매수타이밍을 언제로 잡아야 할 지가 큰 고민이다. ◇전문가들 "일단 기다려라" =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은 기다리는 게 상책이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거품을 빼겠다고 연일 포문을 열고 있고 다음달 초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지금 서둘러 집을 살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유앤알 박상언 대표는 "버블 논란이후 내집 마련과 관련된 상담은 상당히 많이 줄었다"면서 "일부 매수타이밍을 묻는 상담에는 일단 관망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인위적으로라도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터트리려고 하는 상황"이라면서 "길게는 가을까지는 기다리는 게 좋다"고 밝혔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도 당분간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분간은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는 게 좋다"면서 "그러나 8월 판교 중대형아파트 분양과 성수기 도래 등으로 인해 가을에는 아파트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6월중 매수를 노리는 것도 작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이전에 아파트값이 5-10% 가량 하락한다면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6월에 매수타이밍을 놓치면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 12월을 다시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도 "(2003년) 10.29대책이 나온 이후 아파트가격이 가장 낮았던 2004년 여름의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진다면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일단은 기다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매수한다면 지역은? = 지금 당장 아파트를 사려고 하거나 아파트값 하락이 시작된 이후 적당한 때에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경우에는 '비(非)버블세븐'중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택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에서는 광진구, 성동구, 용산구, 강서구 등이 꼽히고 있다. 박상언 대표는 "우선 개발 호재가 있는 지, 없는 지를 따져 봐야 한다"면서 "강서구와 광진구 등은 안전한 투자처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수요자들인 경우에만 아파트 구입을 고려하는 게 좋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거품은 제거하겠다는 입장인만큼 공격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닥터아파트 이 팀장도 "자신의 현실에 맞춰서 금전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매수하는 게 좋다"면서 "버블세븐 지역이 아니라면 서울시의 U-프로젝트에 속해 있는 성동구, 광진구, 용산구 등이 유망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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