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그룹별로 몰려…올해도 어김없이 떼 주총

▲ 본격적인 주총 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이 이번 주 13일의 금요일에 주총을 여는 회사가 전체 75개 중 68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

3월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이번 주에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연달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날부터 14일까지인 이번 주에 12월 결산 상장사 75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2개사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12개사, 코넥스시장 청광종합건설 1개사 등이다.

특히 13일인 금요일에 주주총회를 여는 기업들이 이번 주 75개사 중 68개사로 대거 몰려있다.

13일에 주주총회를 여는 주요 상장사로는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호텔신라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과 LG그룹 계열의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화학 등 LG그룹 계열도 포함됐다. 아울러 신세계와 광주신세계,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도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12월 결산 상장사 1836사 중 LG유플러스 등 19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끝낸 데 그쳐 이번주가 마무리돼도 정기 주주총회를 마무리한 기업들은 100개가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주주총회는 이달 시간이 지나갈수록 본격적으로 집중되게 된다. 현재 각 기업들의 계획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이후 무려 1178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이처럼 금요일에만 주주총회가 몰리는 ‘떼 주총’에 대해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현재까지도 딱히 고쳐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주총이 3월에 쏠리는 현상에도 주주의 권리를 해친다는 비판이 해마다 제기됐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주총이 몰려서 개최되면 여러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하루에 겹치는 주총 가운데 일부밖에 가지 못한다. 결국 주주가 주총에 출석하는 기회가 박탈됨으로써 주주의 권리를 해치게 되는 것. 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촉박해지면서 주주가 충분하게 의안을 분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없게 된다.

지난해에는 포스코, 삼성, 한진, 한화 등 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같은 날 주주총회를 개최해 전체 662개사의 84.1%인 557개사가 3월 중 금요일에 정기주총을 열었으며, 2~3월에 주주총회를 개최한 상장사의 비율은 지난해 98.7%에 달했다.

‘떼 주총’으로 인해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을 막기 위해 2009년 전자투표제가 도입됐지만 역시 아직까지 참여율이 저조하다. 대만은 하루에 개최할 수 있는 주총의 개수를 제한하도록 입법화해 무더기 주총을 해결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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