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에 본사압수수색까지 전방위적 압박에 입장 선회한 듯

▲ 가전전시회에서 전시된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LG전자 조성진 사장이 입장을 바꿔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뉴시스

삼성전자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성진(58)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 사업본부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3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행사 당시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조 사장의 출두는 그간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이후 출석하겠다는 입장에서 돌아선 것이다. 조 사장은 그간 CES 2015 준비에 여념이 없어 여러 차례의 검찰의 소환 요구에 대해 응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검찰은 출국금지 명령을 내려 CES 참석 자체가 불가능한 구도가 형성됐고 여기에 지난 26일에는 LG전자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하기까지 했다. 조 사장은 이같은 전방위적인 압박에 소환에 응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 기간 중 조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전시돼 있는 삼성전자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삼성전자 측의 주장에 따라 LG전자 측에서는 4대의 가격을 변상했고 고의성을 부인했으나 CCTV를 추가로 확인한 삼성전자 측이 조 사장의 충격 영상을 확인했다며 고소해 갈등이 확산됐다. 이에 LG전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사용환경 테스트일 뿐”이라고 반박하며 지난 12일 증거위조·명예훼손 등 혐의로 삼성전자를 맞고소하는 등 미풍으로 끝날 것 같던 사건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전자업체간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검찰은 세탁기연구소장인 조한기 상무 등 삼성전자로부터 고소당한 LG전자의 나머지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는 마친 상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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