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셴코, “12월 9일 침묵의 날…전투 중지할 것”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출처=러시아대통령 공식누리집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국에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는 서방을 히틀러에 비유하고, 합병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성지’로 부르면서도 서방과의 관계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현지시각) 크렘린궁에서 행한 연례 의정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또한 지난 3월 크림반도 합병을 옹호하며 서방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기 위한 구실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 같은 견제 정책으로 러시아는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오고 있다”며 “러시아가 강해져 독자 노선을 밟는다고 생각되면 언제나 이러한 수단들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동부 반군에게 무기 등 군사 지원을 제공해왔다는 이유로 금융, 국방 및 에너지 부문에서 미국-서방의 제재 조치를 여러 차례 받았다.

푸틴, “서방과 관계 축소는 없을 것”

러시아는 지난 6월 대비 유가가 35%포인트 이상 떨어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재정의 거의 반을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다. 루불화 가치는 푸틴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와 크림 반도 합병과 같은 사건들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그들(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국력 증강을 견제할 또 다른 구실을 생각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히틀러는 “인류 증오의 이념을 갖고서 러시아를 파괴하고 우리를 우랄 산맥 뒤편으로 몰아내려고 했다”며 “모든 사람은 그 결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히틀러 나치 지도자는 1945년 러시아의 붉은 군대가 베를린을 점령하자 벙커에서 자살했다고 알려져 있다.

푸틴은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서방과 계속되는 대결 상황이지만 관계 축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럽, 미국과의 관계 축소는 없다”며 “동시에 남미 제국(諸國)과 전통적인 관계를 복원·확장시키고 아프리카 및 중동의 나라들과도 관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4일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며 “러시아가 취한 행동”으로 인해 고립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5일 전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스위스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고위 외교관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권리를 지지하는 미국 및 기타 나라들은 대결을 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러시아가 자신이 한 행동들 때문에 고립되는 것은 우리의 계획도 아니며 바라는 바도 아니다”고 말했다.

케리 국방장관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러시아는 무장 반군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러시아는 국제 및 유럽안보협력기구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서명한 협정을 위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포로셴코 “12월 9일 ‘침묵의 날’, 전투 중지할 것”
우크라 전 대통령 “다음주 휴전 회담 재개 예정”

한편, 우크라이나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공식웹사이트에 우크라이나 군은 민스크 협정을 지키고 있으며 협약에 따라 12월 9일부터 전투를 중지하고 “침묵의 날”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한스크의 반군 지도자는 구두상으로 협정에 동의했으나 문서상으로 서명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고 리아(RIA)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올렉산드로 로즈마진은 2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일어나 공항 점령 전투에서 300명 이상의 러시아 군인이 전사하고 약 2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우크라이나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또한 로즈마진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반군과 용병들 중에는 10,000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국가안전 및 방위협의회’의 안드리야 리셍코 대변인은 3일 있었던 71차례의 전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1명이 죽고 13명이 부상당했다고 4일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친러 반군 지도자들은 다음 주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는 반군,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유럽안보협력기구의 대표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인 레오니드 쿠츠마가 밝혔다고 시카고트리뷴이 4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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