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예·적금 및 연금상품 줄줄이 인하 탓

시중은행 고객들이 저금리 여파로 수익성이 높은 고위험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 금리가 속속 떨어지자 주가연계펀드(ELF) 등과 같이 수익성은 높지만 고위험 상품 판매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28일부터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적용하던 인터넷 및 모바일 전용 적금 상품을 비롯한 대부분의 적금 상품 금리를 0.1% 포인트에서 최대 0.15%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적금 상품의 금리는 1.85~2.95%에서 1.75~2.85%로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정기예금 등 13개 금융 상품의 금리를 0.2% 포인트(일부 상품 0.15%p) 인하했다. 12월부터는 퇴직연금 상품인 ‘KB퇴직연금정기예금’와 ‘KB Wise 퇴직연금 정기예금’의 금리도 현재 1.45~2.4%에서 0.2%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17일 적금 및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05~0.2% 포인트 인하했다.

이처럼 정기 예·적금 및 연금상품의 금리까지 줄줄이 인하되면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더라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저금리 예금 상품에 돈을 넣어둘 경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자수입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신한·우리·외환·기업·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판매한 주가연계펀드(ELF)의 10월 말 현재 잔액은 총 4조33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3조1700억원)에 비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ELF는 주가연계증권(ELS)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으로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수익성이 조금 낮지만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인 주가지수연동예금(ELD)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자 예금 이자에 해당하는 만큼만 옵션에 투자하는 ELD의 수익률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PB 담당자는 “금리 인하로 정기예금의 매력이 떨어지자 예금을 찾아 ELF 등과 같은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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