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도전 뜻을 밝힌 3선의 김동철 의원이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는 발언으로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정면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발단은 21일 오전 당무회의에 참석했던 김동철 의원이 회의 말미에 “전당대회에 출마할 비대위원들이 사퇴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당무회의 분위기는 급랭했고, 문희상 위원장이 회의를 마무리하려 하자 김 의원은 “왜 답을 하지 않느냐”고 다시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희상 위원장이 “답변을 요구할 사항이 아니다”고 상황을 수습하려했고, 김동철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이 죽어가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얼굴을 붉혔지만, 서울법대 선후배 관계로 이후 곧바로 화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차기 전당대회가 소위 빅3(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구도로 굳어지는 것을 우려, 군소주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동철 의원은 이날 한 케이블TV에 출연해서도 “정치생명을 걸고 당 대표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문재인-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 전대 불출마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재인 의원에 대해서는 “당의 명운과 사활을 걸고, 당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서 치른 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정계은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2선으로 후퇴하는 것이 정치적-도의적 자세”라고 강조했다.

또, 박지원 의원에 대해서는 “그동안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원내대표 2번, 비대위원장까지 지내셨고, 이해찬-박지원 담합과 같은 구태정치, 대선패배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오류도 있었다”며 “이제는 후배를 양성하는 존경받는 훌륭한 원로로 남으시라고 용퇴를 촉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이 방송에서도 현 지도부를 포함한 역대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해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재 당 지지도가 바닥을 치는 상황이 장기 고착화돼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두 번의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누적된 역대 지도부의 무능과 무사안일한 리더십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실패한 리더십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