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적인 약물전달, 부작용위험 낮아 근본적 치료제로 평가

인체 유래 물질전달펩타이드와 몸 속 면역신호를 관장하는 T 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이용해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신약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상규 교수팀은 인체 세포 내 단백질에서 단백질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물질을 찾아낸 뒤 면역억제효과가 있는 단백질을 결합해 천식이나 아토피, 장기이식,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면역질환에 적용 가능한 신약을 개발했다. 이 단백질 약물은 질환에 따라 피부, 기도, 눈 등의 질환부위에 바로 투약이 가능하여, 적은 양으로도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한 획기적인 단백질 신약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용지수 31.2로 의생명 과학 및 신약물질 분야의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네이처 메디슨의 인터넷판에 국내 시간으로 10일 새벽 게재됐다.(인용지수참고: 네이처- 32.1 / 사이언스- 31.8)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상규 박사팀은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기업 포휴먼텍㈜(폴리플러스의 자회사)과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의 호흡기내과 박춘식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약효가 있는 신약후보물질이 질환동물모델에서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이의 치료 메커니즘을 밝힌 것으로 현재 상용화를 위한 전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문에는 세포로 약물을 전달하는 물질의 발견과 이를 이용해 개발된 단백질 신약에 대한 두 가지 내용이 실렸다. 첫째,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사람의 세포 내 전사단백질에서 단백질이나 유전자 등의 물질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능이 있는 물질전달펩타이드인 Hph-1를 찾아냈다. Hph-1는 단백질 전달체 PTD(Protein Transduction Domain)의 일종으로, 세포 투과력 및 조직의 침투력이 우수해 눈, 기도, 피부 등을 통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현재 포휴먼텍에서는 논문에 발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외에 심장질환치료제와 주름개선제 등에도 접목하여 신약 개발 연구 중이며, 앞으로 더 다양한 신약의 기반기술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둘째, 연구팀은 물질전달펩타이드 Hph-1을 T세포에 특이적인 단백질과 결합해 만든 자가면역치료 단백질 신약 FHT-CT4을 개발했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 속의 면역신호를 관장하는 T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 되어 자신의 장기나 세포를 외부의 물질로 오인하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질환으로 천식, 아토피,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대표적 질환이다. 이들 질환에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T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면역억제제를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현재 많이 사용되는 화학적 면역억제제는 활성화된 T 세포에 특이적이지 못해 정상 세포와도 반응해 많은 부작용과 높은 독성을 가지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물질전달펩타이드 Hph-1과 T 세포의 활성화 시 발현되는 면역억제단백질인 CTLA-4 의 세포질부분을 결합하여 단백질 신약 FHT-CT4 를 개발 하였다. 이 FHT-CT4를 천식이 생긴 동물의 기도에 스프레이로 단 1 회 투약한 결과 낮은 농도의 약물로도 그 치료효과는 매우 높게 나타났고,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성 관절염, 아토피 등에서도 동일한 치료효과를 확인 할 수 있었다. FHT-CT4는 보다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는 물론 장기이식거부반응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무엇보다 FHT-CT4는 약물의 세포 투과력이 높아 천식질환의 경우 기도 내 스프레이로, 아토피의 경우 피부연고제로, 그리고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경우 관절주사로 사용이 가능해 질환부위에만 국부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고, 이렇게 투약된 약물은 활성화된 T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해 부작용의 위험이 매우 낮다. 이와 같이 T세포에 바로 작용해 활성화를 억제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FHT-CT4는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기업 포휴먼텍이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전임상을 수행하고 있으며, 내년 말 쯤에는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의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포휴먼텍의 이승규 대표는 “전세계 30조 규모의 자가면역치료제 시장에서 T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데 반해, FHT-CT4가 상용화된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부작용 없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다”며, “이 약의 상용화를 위해 현재 여러 다국적 대형제약사들이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을 목표로 포휴먼텍과 접촉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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