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잔액은 8개월만에 이미 작년 한해 증가분 넘어서

▲ 금융감독원 자료를 박원석 의원실에서 재구성한 연도별 전세자금 대출 관련 현황표 ⓒ박원석 의원실

가중되고 있는 전세난 속에서 주택 전세가가 지속적으로 상승, 전세 자금 대출 신규 취급액이 올 한해 8개월 만에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규 취급된 전세 자금 대출은 월 평균 1조 3천억원을 기록해 누적 총액이 10조 4천억원에 달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당시의 월평균 전세자금 대출 신규 취급액은 7천억원 정도였으나, 올해 사상 처음으로 월평균 1조원을 넘어서 1조 3천억원을 기록했다. 3년새 평균만 5천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전세 자금 대출 잔액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0년 12조 8천억원이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011년 12조 8천억원, 2011년 18조 3천억원, 2012년 23조 4천억원, 2013년 28조원 등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급증해 올해는 32조 8천억원을 기록, 4년만에 20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의 전세 자금 대출 잔액은 8월까지만 집계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보다 4조 8천억원(17.1%) 늘어나 지난 한 해 총 증가분(4조 6천억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전세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지속된 저금리 기조속에 전세물량을 월세로 돌리는 추세가 늘어나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택구입수요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셋값을 빚으로 충당하는 렌트푸어(무주택 세입자)들의 고통도 심화되고 있고, 집값 하락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소위 ‘깡통전세’ 위험도 더욱 커지게 됐다.

실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9월까지 19개월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5.9%나 올랐고 서울의 경우는 14%나 급등했지만,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8% 오르는데 그쳤다. 또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택 전세가격은 최근 25개월 연속 상승,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70%에 달하고 있다.

박 의원은 “가계 소득이 정체된 가운데 25개월간 전세가격이 상승해 가계가 부채를 동원해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이나 행복주택 등 현 정부의 주거안정 대책은 실적이 지지부진한데,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인한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이전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임대차 등록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전·월세 시장의 근본적 안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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