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쿠르드인들 과격 항의…결국 지상군 투입하나

▲ 시리아-터키 국경 지역에서 포착된 IS 전사들의 모습. 출처=CNN 화면 캡처

이슬람국가(IS)가 터키 국경의 전략적 요충지인 코바니 함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외신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연합군과 터키 등은 공습 작전에만 기대 말로만 코바니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연합국 등이 변죽만 울려대자 쿠르드인들은 국제사회를 향해 코바니의 동포를 IS 학살로부터 지켜야 한다며 세계 곳곳에서 과격 시위를 벌였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3주에 걸쳐 400여명의 목숨을 빼앗고 수천 명의 쿠르드인들을 난민으로 내몰며 공략을 멈추지 않고 있다. IS는 시리아 국경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코바니를 점령하기 원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공습은 현재까지 IS의 코바니 진격 저지에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 전했다. 시리아 인권감시단체는 코바니 전투로 지난 3주간 412명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죽었다고 밝혔다.

코바니 방어는 말뿐…미국-연합군 사실상 속수무책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시리아의 코바니가 “함락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공습으로 IS를 패퇴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IS의 문제는…공습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제 곧…코바니는 함락된다”고 시리아인 난민 캠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서방에 경고해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세 가지다. 비행금지구역 설정, 그에 병행하는 안전지대 그리고 온건 시리아 반군의 훈련이다”고 말했다.

터키는 시리아에서 작전 규모가 더 확대되야 아사드 정권을 축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터키는 북부 시리아 상공에 비행금지설정을 희망해왔고, 미국-연합군이 IS뿐만 아니라 시리아 공군과도 상대해주기를 요구해왔으나 미국은 동의하지 않았다.

터키 얄츤 아크도안 부총리는 미국-연합군 측에 공습을 더 강화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우리 정부와 우리의 관련 기관은 미국 관리들에게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즉각적으로 공습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터키 <아하베르 TV> 웹사이트가 전했다.

국제연합(UN) 이라크특사인 스테판 드 미스투라는 터키는 코바니에서 피신하는 난민들을 수용하는 데 관대했지만 코바니를 보호해야 하는 쪽은 국제사회“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행동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구체적인 행동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인 터키는 시리아와 900km를 맞대고 있으며 그 지역의 군사 최강국이다. 지금까지는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코바니 사태로 연합 작전에 참가하라는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아직은 요지부동이다. 터키는 자국 영토를 위협할 경우에만 대응하겠다며 지금까지 터키 국경 너머의 전투에는 개입을 피해왔다.

미국 주도 공습 실패…예측 못했나 안했나 의혹

미국 존 케리 국방장관과 터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총리는 최근 두 차례 회담을 갖고 IS 문제를 논의했다.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이 회담 성과에 대해 “터키는 더 큰 역할을 고려 중이다”며 “활발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S가 코바니를 향해 진격하는 동안에도 성과라고 할 만한 대응책은 없었다.

그러나 대화는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IS에 대항하는 연합군 결성을 책임지고 있는 존 앨런 특사와 브렛 맥거크 보좌관은 이번 주말 회담을 위해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IS가 코바니 점령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터키와 논의를 해왔다. 프랑스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비극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 모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의회에서 말했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서방이 추가 행동을 감행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공습은 마음이 내켜서 형성된 연합이 아니다. 각 나라는 특히 시리아에서 최소한의 정도만 하고 있을 뿐이다”고 런던에 본사를 둔 싱크 탱크인 채텀 하우스의 파디 하쿠라 연구위원이 말했다.

공습 불구 IS 코바니 진격 중…점령 초읽기

미국 측에 따르면 미국과 연합군은 지난 6-7일 IS를 공습해 무장 차량, 탱크와 대공포(對空砲) 등을 파괴했다.

코바니 서쪽 변두리에서 IS가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탱크가 불에 타고 있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북부 지역에서도 전투가 벌어져 박격포탄 소리가 동북부까지 들려왔다. 코바니를 중심으로 다중 전투가 벌어졌다.

쿠르드족의 고위 관리 아샤 압둘라는 <로이터통신>에 IS는 코바니를 점령하기 위해 중화기와 포격 공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미 압둘라흐만 인권감시단체 소장은 “지난 밤에 전투가 벌어졌다. 격렬하지는 않았지만 IS가 남서쪽에서부터 진격해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이미 코바니 안으로 진격해 도시의 몇몇 건물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대략 도시 남서쪽 안으로 50m 가량 진입했다고”고 덧붙였다.

캐나다 국회의원들은 6개월 시한으로 미국 주도의 공습에 참여할 전투기를 보내는 정부 안을 7일 승인했다. 두 달째로 접어드는 미국 작전에서 미군은 처음으로 아파치 헬기를 이라크에 처음 사용했다고 미국 관리가 6일 말했다.

쿠르드인 대량학살 임박설…세계 곳곳 목숨 건 시위 벌여

IS에 의해 참수된 영국 구호활동가 앨런 헤닝의 형은 영국이 중동 지역에 지상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터키 전역에서 IS와에 대항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시위로 적어도 9명이 죽었고 수십 명이 다쳤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고 물대포로 차와 타이어에 불을 지른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다.

시위대는 주로 쿠르드족이 몰려 있는 동부와 남동 지역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충돌은 대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도 일어났다. 쿠르드족의 가장 큰 도시 디야르바키르시(市)에서는 5명이 사망했다.

제네바에서 성난 쿠르드인들이 유엔 건물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고, 브뤼셀에서 쿠르드인들이 쿠르드노동당 압둘라 오칼란 당수의 초상화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유럽 의회 건물 안으로 난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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