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5주년 태진아, 아줌마 예찬론 펼쳐

데뷔 35년째인 가수 태진아(53)가 새 음반 타이틀곡 '아줌마'를 발표했다. 이름 대신 '아줌마'라는 고유명사로 살아가는 우리네 중년 여성에게 기를 불어넣는 노래다. 경쾌한 베이스 기타 소리가 돋보이는 태진아의 자작곡으로, 아내와 가수인 아들 이루가 '아빠 팬들은 모두 아줌마다. 아줌마를 위한 곡을 쓰시라'고 조언해 이 노래가 탄생했다고 한다. 아줌마 팬들의 태진아를 향한 열성은 그 어떤 신세대 그룹 부럽지 않다. 방송에서 태진아가 "콩밥을 좋아해 검정콩을 많이 먹는다"고 하자 검정콩 선물이 쏟아졌으며 붕어즙, 장어즙, 강냉이, 옥수수, 감자 등을 끊임없이 공연장, 소속사 사무실로 보내온다. 일본 공연 때는 아줌마 관객은 주머니에 있는 돈, 끼고 있던 보석까지 빼주며 애정 공세를 벌였다. 태진아 또한 "우리나라 아줌마처럼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은 없어요. 우리네 삶을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죠. 아줌마들이 스스로의 역할에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살아가길 바랍니다."라며 아줌마 예찬론을 펼쳤다. 태진아는 이번 음반에서 현철의 히트곡 5곡을 리메이크했는데 현철 특유의 '꺾기' 창법으로 감칠맛 나게 불렀던 '내 마음 별과 같이'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의 노래가 그의 구성진 보컬로 다시 태어났다. 태진아의 활동은 또한 기존 성인가요 가수와는 눈에 띄게 차별화되는데 보통 트로트가수들이 2~3년에 한 장의 음반을 낸다면 그는 작년에만 '잘살 거야' '착한 여자' 두 장의 음반을 내고 활동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일찌감치 트로트의 수용 폭을 젊은 층까지 넓히고자 1990년대 성인가수 최초로 '옥경이' '거울도 안 보는 여자'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2000년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일본 고베, 2003년 '이유가 뭘까'는 히로시마에서 해외 로케이션으로 만들었고, 2001년 '잘났어 정말' 때는 최불암ㆍ박원숙ㆍ조형기ㆍ주현 등의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 호화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데뷔 35주년을 맞아 올해 그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진다. 5월7~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디너쇼를 펼친 뒤 하반기 35주년 기념 음반을 내고 대규모 기념 공연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매년 10여 차례 일본 공연을 하는 그는 5월13일 히로시마에서도 공연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하길 잘했다는 그는 "다시 태어나도 노래하고 싶다. 죽는 날도 아무 고통 없이 노래하다 세상과 작별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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