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지방선거 망친다...당 비주류 자성 목소리 높아

한나라당이 흔들리고 있다. 이른바 3대 악재로 진통을 겪고 있다.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과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 공천 잡음 등 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사라지고 ‘한나라당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 때는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파문으로 어떻게 넘겼지만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과 높은 지지율로 인한 공천 갈등 문제는 도대체 실마리가 없어 보인다. 정치컨설팅 업체인 이원컴의 김능구 대표는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06~2007 한국 정치 대전망 세미나’에서 “자체 여론조사와 함께 전국의 현장을 둘러본 결과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당초의 한나라당 압승 분위기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남권과 강원은 한나라당, 충청권과 대전․전북은 열린우리당, 전남은 민주당, 수도권과 제주 지역은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다. 내우외환에 휩싸인 형국이다. 특히 이번 3대 악재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내부에서 일어난 악재라 문제가 더 커 보인다. 이번 내인의 원인으로는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으로 여성층과 강원도 민심의 동요, 전여옥 의원의 ‘DJ 치매’ 발언으로 가뜩이나 지지도가 약한 전라도 지역에 반 한나라당 정서 공고화, 당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공천 갈등으로 탈당을 하거나 다른 당에 입당하는 등 당이 어려움에 쳐해 있다. ◆최 의원 사건 당 입장 불분명 20일 한라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바로 최연희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직 사퇴에 대해 ‘법의 심판에 맡기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유보하자 한나라당은 초긴장 사퇴에 있다. 내심 사퇴를 바라고 있었는데 최 의원이 유보를 함으로써 앞으로 한나라당은 여당과 다른 야당들과 힘든 싸움을 벌이게 됐다. 문제는 최 의원의 행동으로 여성층과 강원도 민심을 한꺼번에 잃어 버렸다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의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 파문때 보여줬던 행동과 한나라당과의 행동 차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 의원의 사태가 나왔을때 발 빠르게 대응을 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끌려다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의원 사퇴 결의안을 내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지만 당 내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나라당의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조금만 시간을 달라”며 구명운동을 벌인 일은 불길에 기름을 부운 격이 되고 있다.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파문 이 시장의 테니스 로비 의혹은 연일 확산되고 있다. 이 시장과 관계자들이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는데도 규명은 안 되고 연일 의혹이 확산 되고 있다. 최 의원과는 달리 이번에는 이 시장에 대해 엄호를 하고 있다. 이계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여당이 테니스 사건을 지나치게 침소붕대하여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공세를 계속하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당의 핵심 관계자도 “2002년 대선 당시 3대 정치공세가 될 수 있다”며 “5월전까지는 검찰의 조사가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친 이명박 의원들도 지원공세를 하고 있다.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더 이상 새로운 사건은 없을 것 같다. 비리 의혹도 전혀 없다”며 “검찰조사는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히는게 옮을 것 같다”고 덧 붙였다. 하지만 사실 관계가 명확히 가려지지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자칫 잘못되면 역공의 빌미가 될 수 있어서 한나라당은 이 시장과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공천 잡음으로 시끄러운 한나라당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장밋빛 낙관론’이 점점 희색 되어 가고 있다. 공천 잡음으로 지방선거 참패라는 위기론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들이다. 실제로 5.31 선거의 최대 승부처이자 대선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는 서울 및 수도권은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서울시장의 경우 맹형규, 홍준표 두 후보가 열린우리당에서 나올 것 으로 예상되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뚜렷한 우세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과열경쟁으로 선거를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 조짐이다. 최근 불거진 ‘괴문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홍 의원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비방 문건을 공개하고 맹 후보가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K씨 등이 선거법에 위반되는 사실이 명확해 그 후폭풍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청장 선거에서도 밀릴 수 있다. 수도권 경기․인천 지역은 올 초 까지는 한나라당의 우세가 계속 점쳐지고 있으나 최근 우리당의 ‘공격형 지방선거 올인 전략’이 먹히면서 접전으로 흐르고 있다. 여권에서는 수도권 단체장 후보를 강금실(서울), 진대제(경기), 강동석(인천) 3각 라인을 사용 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을 더 긴장 시키고 있다. 바로 당 지도부와 공천 갈등으로 탈당한 이원종 충북지사와 김태환 제주지사가 승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충북지사는 한나라당이 정우택 전 해양수산부장관의 출마가 예상되지만 이원종 지사 탈당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지사의 경우는 김태환 현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표가 분산돼 우리당이 어부지리 당선을 기대할 수도 있다. 강원도는 김진선 현 지사가 유리는 하지만 기업도시에 이어 혁신도시 선정 문제로 도민들의 반발이 드세고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까지 겹치면서 표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한나라당의 승리가 확실한 곳은 영남 지역 뿐이라는 얘기가 된다. 호남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을 석권하겠다던 장밋빛 기대가 위협 받고 있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공천 잡음이라는 악재로 비상이 걸려있다. 클린공천시스템을 이용, 깨끗하고 정책적인 선거를 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시험받게 됐다. ◆한나라당 소수파 의원들의 자성 목소리 당 차원에서도 자성론이 제기 되고 있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과 이명박 시장의 테니스 논란이 계기가 됐지만 바탕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5.31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다음 대선에서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먼저 손학규 경기지사가 나섰다. 손 지사는 최연희 의원 일에 대해 “당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4당이 사퇴 권고안을 내게 됐는데, 한나라당의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수희 의원도 21일 국회징계사유에 ‘풍기문란 등 국회의원의 품위와 명예를 현저히 실추시켰을 경우’를 포함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진지한 변화의 노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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