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심으로 WBC 대회를 망친 미국 대표팀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야구의 붐을 다시한번 일으키게 했던 제1회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21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일본의 우승으로 긴 여정을 끝마쳤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WBC는 정말 어렵게 성사된 대회이다. 야구에서 세계대회에서는 메이저 리그 선수들은 볼 수 없는 맥빠진 대회였다. 그 결과 쿠바는 세계대회를 독식하고 있고, 심지어 올림픽에서도 퇴출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축구의 축제가 있는데 야구에서는 최고의 선수들을 볼 수 있는 대회가 없었다. 이에 미국 MLB가 주도를 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라는 세계적인 야구 축제를 만들었다. 이번 WBC는 IBAF(세계야구연맹)가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도를 했다. 축구로 치면 월드컵을 FIFA가 아닌 UEFA(유럽축구연맹)가 연 것이다. 하지만 메이저 리그의 양해가 없었다면 이번 대회는 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결과는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미국의 우승을 위해 나머지 15개 나라가 들러리를 서는 수준의 대회규정 등이 그것이다. 투구수 제한이라는 희한한 규정을 내세웠고, 토너먼트에서는 교차 방식의 경기가 아니라 같은 조의 1,2위가 경기를 계속하는 방식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채 1회 대회를 마치게 됐다. ◆투구수 제한 메이저 사무국이 주도한 이번 대회는 투구수 제한이라는 재미있는 규정이 명시 돼있다. 지역 예선에서는 65개, 조별리그에서는 80개 등의 규정이 그것이다. 162게임, 180일간의 살인적인 일정을 벌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양해 없이는 WBC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사무국이 건넨 묘책이다. 이런 투구수 재한에는 미국의 자손심도 다소 섞여 있다. 공 60개 정도를 던져도 게임을 이길 수 있다 라는 나름대로의 노림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 투구수 제한이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 자신감으로 가득찬 미국 선수들은 리그경기의 스프링 캠프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상대 팀 투수의 정보도 없이 대회에 참가했다. 투수들의 구질이 눈에 익을때 쯤이면 상대 벤치는 정신없이 투수를 바꿔 댔고, 미국은 연방 범타에 시달렸다. ◆대진 방식의 문제점 투구수 제한보다 더 이상한 규정이 하나 있었다. 바로 토너먼트 대진 방식이다. 보통 대부분의 세계대회는 다른 조와 붙는다. 예를 들어 A조 1위는 B조 2위 등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 보통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번 WBC에서는 같은 조의 팀들이 계속 맞 붙게 됐다. 바로 이 부분에서 미국의 방자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야구의 종주국이라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팀원들이 대부분 메이저 리그에서 뛰는 중남미 국가들, 도미니카 공화국․베네수엘라 등의 강국들을 피하기 위해 그들을 전부다 같은 조에 편성하고 미국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경기를 했다. 미국이 결승전으로 무혈입성 하겠다는 뜻이 담긴 부분이다. 그 결과 6승 1패의 성적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은 4강에서 떨어지고, 4승 3패의 성적을 올린 일본은 4강에서 한국을 이기고 결승에 올라가 쿠바를 10:6으로 이기고 WBC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한 미국인의 과잉 충성(?) 규정은 그렇다 치고 경기에서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됐다. 바로 지난 13일 일본과 미국의 8강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미국 LA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8회초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일본이 이와무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얻었다. 그러나 경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3루주자 니시오카가 좌익수 랜디 윈의 송구보다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는 미국의 리터치 어필이 받아들여 순식간에 3아웃이 됐고 결국 일본은 9회말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끝내기 안타로 졌다. 이 경기에서 아웃을 선언했던 구심은 미국의 마이너 심판 밥 데이비스 였다. 경기 리플레이를 봐도 분명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구심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구심의 과잉 충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바로 미국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오심이 나왔다. 이 때 데이비스 구심은 1루 심판을 보고 있었다. 결승 진출의 중요한 경기였던 이 날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3회 일이 터지고 말았다. 미국 선발 로저 클레멘스의 공을 멕시코 8번 타자 발렌주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