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립 위기 속 해외 이주 증가

▲ 러시아의 자본과 두뇌급 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푸틴의 적은 서방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고 있다. ⓒ 뉴시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서방과 충돌하고 있는 러시아의 자금과 두뇌가 국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 전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298명이 타고 있던 민간기를 격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반군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는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이후 유럽과 미국의 제제조치 속에서 2조 달러의 달하는 경제가 고립돼 위협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기름과 가스를 서방으로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러시아의 돈과 재능도 함께 서방으로 유출되고 있다.

러시아의 경제장관은 올해만도 자본 도피 총액이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13년에는 610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이미 초과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1000억에서 2000억달러 사이에서 자본 유출이 있었다”고 미국 오마바 대통령은 8월6일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장 마리오 드라기는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래 “대략 1600억유로(2140억달러)가 러시아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서방 은행 고위 임원의 말에 따르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익명을 조건으로 로이터통신에게 “러시아의 자본이 서방, 특히 서유럽 중 런던, 오스트리아, 스위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해외 이주자 최근 5배 증가

한편, 지난 2년 동안 해외로 이주한 러시아인들의 숫자는 푸틴 대통령이 새 6년 임기를 시작했던 2년 전 2012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는 공식 통계가 나왔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 이주자 숫자는 2010년 33,578명, 2011년 36,774명 수준에서 2012년 122,751명, 지난해 186,382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실제 러시아를 떠났지만 공식적인 기록에만 남은 러시안인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에서 러시아로 유입되는 흐름이 말라버렸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러시아에서 신규 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를 보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만약 지금 당장 아무 임원실이라도 들어가 ‘러시아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싶다’고 말하면 임원들은 비웃으며 그를 방에서 나가게 할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서방 고위 은행 간부가 말했다.

또한 러시아 내부에서도 자본 도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소련의 붕괴가 가져온 혼란 이래로 격변이 있을 때마다 러시아인들은 루블화를 헐값에 팔아 달러를 구입했다. 많은 보통의 러시아인들이 루블화를 달러나 유로화로 환전하거나 해외로 돈을 유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는 자금 유출이 너무 지나치게 빨리 진행되면 정부의 자본 통제 조치가 취해질지도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루블화를 주고 바꾼 타국 통화 저축액이 실제 얼마 정도인지는 중앙은행에서도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다만 수백억 달러가 러시아인들의 매트리스 아래 감춰져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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