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외 인건비와 임대료 등 커피 값에 영향 미쳐

▲ 나날이 치솟는 커피 가격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원두 값은 떨어지고 있는데 왜 커피가격은 오르는 것일까? ⓒ뉴시스

현대인의 서구화되면서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들이 상당하다. 거리만 봐도 커피숍이 즐비하고 아침 출근길에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길을 나서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점심 식사 후 커피 한잔은 오후의 나른함 마저 날려준다. 그러나 나날이 치솟는 커피 가격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원두 값은 떨어지고 있는데 왜 커피가격은 오르는 것일까?

치솟는 커피가격 소비자 의구심 커져
한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98잔’
5월 기준 커피원두가 30원 채 안 돼

이름 있는 브랜드 커피의 경우 밥 한 끼 가격을 호가한다. 여기에 시럽이나 사이즈를 추가하면 7~8천원은 우습게 넘어간다. 커피 애호가들은 매일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이러한 가격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지난해 한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98잔을 기록했다.  거의 하루 한 잔을 마시는 셈이다. 커피 한잔을 만드는 데 원두 콩 10g이 필요하고 이를 가격으로 환산했을 시 커피 한잔 재료값은 지난 5월 기준 3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원가와 상품의 정가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그러나 폭리 수준으로 차이가 크지 않은가? 커피 값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

커피 가격, 생두뿐 아니라 인건비와 임대료 포함 결정

커피업계는 커피의 가격을 단순히 생두의 수입 원가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커피 가격에서는 커피숍에서 드는 인건비와 임대료가 포한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테이크아웃 형태의 커피 가격은 저렴해야하지 않을까? 일부 커피숍은 테이크아웃 커피의 가격을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000원까지도 할인해주고 있으나 대부분은 매장가나 테이크아웃 가격이 동일하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커피 전문점들이 가격을 인상할 때 임차료와 인건비, 시설관리, 음료의 지속적인 원가 상승 등을 말하며 타당성을 갖고자 한다.  일례로 지난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 코리아는 8월부터 임차료와 인건비 인상을 이유로 모든 음료의 가격을 200~300원 올린 바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7일 “커피빈이 가격 인상 근거로 밝힌 임차료와 인건비는 2012년 대비 2013년에 각각 27억 원, 5억 원 정도 증가했으나 매출대비 비중으로 보면 임차료는 1.0%p 증가한 반면 인건비는 0.5%p 하락하였고 원재료비 등 역시 1.6%p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매출 원가율은 43.9%에서 42.0%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률은 3.8%에서 6.3%로 크게 증가하여 가격 인상의 근거는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콩 다방에 이어 별 다방까지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 7월 16일부터 커피가격을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오늘의 커피, 커피 프라푸치노 등 커피음료제품 가격을 평균 2.1% 인상됐다.기존 3900원이던 아메리카노 톨사이즈는 4100원으로 올랐으며 42개 커피음료 메뉴 중 값이 오르는 것은 23개 제품이다. 나머지 제품은 가격을 동결했다.  스타벅스의 커피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임대료, 인건비, 제품 개발비용 등이 올라 값을 올리게 됐다”며 “브라질 커피 농장의 흉작으로 국제 원두 가격이 올 초 대비 90% 가량 오른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스타벅스 본사도 6월 말 그란데 사이즈와 벤티 사이즈 음료의 가격을 10~15센트 가량 올린 바 있다.

소비자단체, “커피값 인상 근거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커피가격 인상을 두고 근거가 없어 용납이 안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는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을 두고 사측이 주장한 가격인상 근거인 임차료, 인건비, 시설관리, 음료의 지속적인 원가 상승요인 등이 협의회의 분석 결과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22일 입장을 밝혔다.

▲ 스타벅스 코리아는 “임대료, 인건비, 제품 개발비용 등이 올라 값을 올리게 됐다”며 “브라질 커피 농장의 흉작으로 국제 원두 가격이 올 초 대비 90% 가량 오른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소비자단체 조사에 따르면 아라비카 생두(1kg)의 올해 상반기 평균가격은 4,179원으로 지난해 3,280원보다는 상승했으나 스타벅스의 이전 가격인상 시점인 2012년에 비해서는 10.4% 하락했으며 더욱이 2012년 이전 가격 인상 시점인 2010년과 비교해도 올해 평균가격은 오히려 더욱 큰 폭(12.8%)으로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 역시 2012년 6.3%에서 2013년 6.7%로 소폭 증가하였고, 매출원가율은 45.6%에서 44.5%로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는 “업체에서 가격인상 근거로 밝힌 임차료 상승요인 역시 가격 인상의 근거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스타벅스의 재무제표 상에서 임차료는 2012년 대비 2013년 약 162억 원 증가하였으나 이는 매장 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동일 기간 매출액은 약 912억 원이 증가해 매출대비 비중으로 보면 오히려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벅스의 가격인상도 커피전문점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부르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음료의 소비가 많은 여름철 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소비자의 가격저항을 피하려는 업체의 꼼수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는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 근거를 납득할 수 없으며, 이를 근거로 한 무분별한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을 경고 한다”며 “업체들은 부득이하게 가격이 인상되어야 할 시 그 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소비자의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거리만 봐도 커피숍이 즐비하고 아침 출근길에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길을 나서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뉴시스

아메리카노 한 잔 기준 평균 3000원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커피 값은 2011년에서 지난 5월 사이 4% 이상 올랐다. 실제 커피 가격정보가 제공되지만 우유를 섞지 않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했을 때 3000원대가 일반적이다. 지난 2012년 국내에서 인기 있는 커피전문점들이 커피 값을 줄줄이 올릴 때 원재료 가격 상승을 주요한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원재료 값이 하락하고 현재 커피 값을 내린다는 업체는 없다. 가격 비대칭성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 비대칭성이란 재료값이 오를 때 가격이 따라 오르지만, 재료값이 내릴 때는 가격이 그만큼 따라 내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비싸다고 안 마시고 살 수 없는 원가 대비 폭리를 취하고 있는 커피 값을 두고 업체를 향한 소비자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시사포커스 /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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