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총리'…1년 8개월만에 낙마

이해찬 국무총리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갖고 1년8개월간의 총리에서 의원 신분으로 돌아갔다. 이 총리는 이날 이임사에서"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난 열흘간 폭우가 쏟아져 옷이 흠뻑 젖었다"면서 이번 골프 파문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표현했다. 각종 로비 의혹 에 대해 '떳떳하다' 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정당에서 선거도 치르고 서울시와 교육부에서 공직생활을 해 왔지만 부정행위를 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다"며 "조금만 지나면 어처구니없구나 하는 일들이 발생한다"고 3.1절 골프 파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이 총리는 또"저 때문에 마음들 많이 상하시고 걱정도 하셨을 텐데,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고 이렇게 웃고 헤어질 수 있는 것만으로 난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과 공직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 총리는"지난 20개월 동안 열심히 일했다. 회의를 2000번 가까이 한 것 같다"면서 "참여정부는 정책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혁신과제인데 여러분이 헌신 적으로 도와줘서 일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등 중요과제를 잘 극복하면 선진한국으로 가는 튼튼한 기반이 되고 실제 선진한국, 선진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임식에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 정부 장차관과 총리실 직원 등 모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전 총리는 웃으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특히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무위원을 대표해 이 총리에게 꽃다발도 전달했다. 이 총리는 청사 1층 현관에서 국무조정실, 비서실 간부들과 사진촬영을 한 뒤 오후 5시 50분께 청사를 떠났다. 한편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지만 친정인 당의 거센 사퇴 요구에 떠밀려 총리직을 내놨기 때문에 당분간 정치적 운신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동영 의장 체제의 당 지도부와도 불편한 관계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는 이전총리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자택으로 거처를 옮긴 뒤 당분간 휴식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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