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규모 AI에 최적화된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정부 디지털 전략 핵심…SK텔레콤·KT도 자체 개발 중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왼쪽)과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가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왼쪽)과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가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네이버의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반도체 분야로 외연이 확장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실무 테스크 포스(TF)를 발족했다고 6일 밝혔다. 양사는 국내 최대 AI 기업인 네이버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가 상호 협력해 미래 AI 산업의 혁신을 선도할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국내 AI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데 이번 협력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 개발은 고도의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과 함께 AI 알고리즘 개발/검증, AI 서비스 경험과 기술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에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각각의 강점에 대한 상호 협력을 통해 실제 초대규모 AI 환경을 고려, AI 시스템의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다.

‘초대규모(Hyperscale) AI’의 성능 향상은 처리할 데이터와 연산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이어지나, 기존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성능과 효율 향상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기술인 스마트 SSD와 고성능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내장한 HBM-PIM, PNM, 대용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반의 CXL 등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메모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융복합을 통해 메모리 병목현상을 극복하고, 초대규모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자체 구축한 슈퍼컴퓨터 인프라에 기반한 글로벌 수준의 초대규모 AI를 개발, 하루 36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하며 운영해 온 기술 노하우와 GPU 기반으로도 기존 모델 대비 2-3배 수준의 빠른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확보하고 있는 등 AI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운용하면서 학습이 완료된 초대규모 AI 모델에서 불필요한 파라미터를 제거하거나, 파라미터 간 가중치를 단순하게 조정하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해 초대규모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서비스를 실제 운용하고 있는 만큼 양 사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실제 필요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시스템 레벨에서의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HBM-PIM, CXL 등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확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은 “네이버와 협력을 통해 초대규모 AI 시스템에서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AI 서비스 기업과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PIM,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등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메모리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를 서비스하면서 확보한 지식과 노하우를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과 결합하면, 최신의 AI 기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기술의 외연을 더욱 확장하며 국내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KT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가 KT와의 AI 반도체 협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KT
지난달 16일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KT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가 KT와의 AI 반도체 협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KT

■ AI 반도체, 민관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

한편 정부는 지난 9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표하면서 AI 반도체를 6대 디지털 혁신기술 분야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차세대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신경망처리장치(NPU)‧슈퍼컴․초거대 인공지능 모형 등 세계 최고수준의 인공지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차세대 AI 원천기술 분야에 2026년까지 총 3018억원을, AI 반도체 핵심기술 분야에는 같은 기간까지 총 1조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국산 AI 반도체로 구축한 초고속‧저전력 인터넷기반자원공유(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반도체-인터넷기반자원공유-인공지능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K-인터넷기반자원공유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ICT 3사는 올해 초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켰다. 사피온은 2020년 11월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NHN클라우드와 사피온은 지난 10월 성남 판교 소재의 NHN데이터센터(NCC1)에 국산 AI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KT도 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KT는 지난달 ‘AI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KT는 리벨리온(AI 반도체 설계), 모레(AI 인프라 솔루션) 등 AI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했으며, AI 원팀을 통해 KAIST, 한양대, ETRI 등과 최신 AI 알고리즘을 연구 중이다. KT는 내년까지 기존 대비 3배 이상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의 풀스택(Full-Stack)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당시 구현모 KT 대표는 “AI는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모든 산업에 깊숙이 적용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며 “KT는 초거대 AI, 인프라 혁신, 인재 양성 등 AI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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