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제거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어준씨는 13일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당선인이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것과 자신의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는 것을 두고 "홍준표, 유승민이라는 라이벌을 낙마시키겠다는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대구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것을 언급하면서 "사저 대문에서 당선자를 맞이한 이는 유영하 변호사이고, 그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홍준표 의원의 경쟁자"라면서 "당선자가 유 변호사를 만난 건 (유 변호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신호인 것"이라고 애써 설명했다.

아울러 김어준씨는 윤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약하여 '윤석열의 입'으로 불리던 김은혜 의원이 대변인직을 내려 놓고 경기지사에 출마한 것도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봤는데, 그는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3위를 한 유 전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했다. 그런데 갑자기 김은혜 의원이 차출됐고, 심재철 전 의원은 출마를 선언했다가 3일 뒤 철회했다"면서 "(김 의원이) 출마할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당선인 대변인이 아니라 경기지사 선거로) 갔어야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어준씨는 "굳이 이 시점에 이런 일들을 하는 건 제가 보기엔 홍준표, 유승민을 떨어뜨리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이렇게 대놓고 라이벌을 제거하는 건 처음 본다"며 윤 당선인을 공격하고 나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어준씨가 그간 '친여스피커'로 불리며 친여 성향에서 편향된 방송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었기에, '윤 당선인이 라이벌을 제거하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하는 김어준씨의 발언에 대해 '음모론'이라고 보면서 '또 이간계 시작'이라는 시선도 감지된다고 관측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18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심위)는 김어준씨의 정치편향성을 지적하며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이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21조 3항'을 위반했다는 판단으로 TBS를 법정제재인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다만 그 후 TBS는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재심 청구(31일)를 했으나 지난 8일 선심위는 '재심 사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를 기각시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받은 '경고'는 그대로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