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난하게 살던 시절에는 동냥아치가 참 많았다. 살림이 넉넉하다 싶은 집의 대문을 두드리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과 목소리로 먹거리를 구하던 사람들. 늦가을에 추수를 끝낸 농촌의 어머니들은 “추운 겨울을 잘 보내셔야 할텐데...”라며 쌀을 듬뿍 퍼서 퍼주곤 했다. 동냥아치들은 연신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목에 힘을 주고 머리를 빳빳이 드는 동냥아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흔히 국희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도의원, 시의원 등 선출직들을 ‘동냥벼슬’이라고 부른다. 동냥아치가 한푼 두푼 구걸하고 한 됫박씩 쌀을
칼럼
김상민 칼럼니스트
2019.11.10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