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를 무조건 비판해선 안 되지만 명확한 비판 의식 가져야 방향성 나와”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민이 변화와 변화의 방향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국무위원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첫 국무회의 내용을 밝혔는데,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선거를 한 이유, 정부를 교체한 이유는 국민이 나라의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1년 동안 우리 정부가 거대한 방향 전환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들였으나 국민이 체감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의 변화, ‘체인지 코리아’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정부를 무조건 비판해서도 안 되지만 명확한 비판 의식을 가져야 앞으로 명확한 방향성이 나온다”며 사실상 문재인 정권을 직격했는데,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어떤 변화는 직접적 이익이 되고, 어떤 변화는 간접적 이익이 되고, 또 어떤 변화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의 미래를 봤을 때 우리나라가 정상적으로 가고 있구나, 발전할 수 있구나, 미래세대는 더 나아질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국방고등연구계획국과 보스턴의 바이오클러스터 방문 경험을 밝히면서 “정부가 R&D 선두 투자로 과학이론을 범용기술, 응용기술로 발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민간이 투자해 상용기술로 만들어 첨단과학기술이 육성되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부는 돈을 잘 쓰고 민간은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게 핵심인데 우리도 이런 방향을 벤치마킹해 R&D 투자 방향을 잘 결정해 달라”고 내각에 주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전세계가 총성 없는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산업 운용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에너지, 광물 등 공급망을 철저히 점검하고 경제안보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필수 자원 비축을 세심하게 준비하라”고 당부했는데, 그래선지 이날 오후 박진 외교부장관과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교장관, 프랑수와 필립 샴페인 혁신과학산업장관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2+2’ 고위급 경제안보대화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핵심광물·반도체 등 공급망 분야와 천연가스·수소·원자력 등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대통령실 입장은 명확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이라며 “간호사들 말에 귀를 막는 게 아니다. 국민 건강과 안전을 우선한다는 원칙이 위배되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법이 시행됐을 때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흔들리기 때문에 안정적 변화가 중요하다. 특정한 정치세력이 일방적으로 여야 합의 없이 법을 통과시킨다면 국민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현재 의료법 체계에도 조금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은 여야가 손질해보자는 입장이라 아마 여야 간에도 협상이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