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3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건설경기가 극심한 침체 상황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멘트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내수(출하)는 3560만톤(t)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16.5%(721만t) 감소했다. 지난 1991년 3711만t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협회 관계자는 “1990년으로 회귀한 사상 최악의 위기”라며 “1990년대 초반은 국가 정책상 수도권 외곽에 조성하는 신도시 건설사업 영향으로 시멘트 내수가 급증하는 시기였지만 현재는 생산 능력이 늘어났으나 내수가 급락하는 상황이라 단순 수치 비교를 뛰어넘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건설 착공 부진 지속, 건설 현장 가동 감소, 건설업계 만성적인 자금 문제, 공사비 폭등 등 문제로 내년에도 시멘트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향후 5년간 SOC 사업 예산에 적시 집행하겠다며 출햐량 감소 전망 폭을 줄여 내년 시멘트 수요는 올해보다 1.4% 감소한 3600만t 수준으로 될 것으로 협회는 전망했다.

내년 1월부터 3년간 화물차 안전운임제도도 다시 시행된다. 지난 2020∼2022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화물차 안전운임제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반비가 약 40% 인상되면서 화주의 운임 부담이 3년간 약 12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협회는 추산한다. 또 최근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035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지난 2018년 대비 53~61% 감축 목표안을 채택했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요 부진에 더해 화물차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름 물류비 상승과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건설경기 부양 등 특단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