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구현모 대표 연임 적격 평가
구현모 대표, 이사회에 복수 후보 심사 요청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연임 여부 심사에서 ‘적격’ 평가를 받으며 연임 9부 능선을 넘었다. 이에 더해 구 대표는 단독 후보로 추천받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3일 KT에 따르면 이날 KT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구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후보에 오른 뒤 최종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 요청,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여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소유분산기업이란 확실한 지배주주가 있지 않고 여러 투자자가 지분을 고루 보유한 기업으로, KT가 대표적인 사례다. KT는 국민연금이 10.35%, 현대자동차그룹이 7.79%, 신한은행이 5.5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대표가 언급한 주요 주주란 국민연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논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았다”며 “소유분산기업의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룰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KT를 콕 집어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최대주주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구 대표로서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KT는 차기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 구 대표와 경쟁할 다른 후보를 추천받거나 지원받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대표 외에 지원자가 나오면 심사위는 다시 회의를 열고 심사를 진행한 후 이사회가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선정된 후보는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현행 KT 정관에 따르면 주총 최소 3개월 전에는 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이달 중 최종 후보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큰 폭의 성장을 이끈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KT의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전해인 2019년 1조1595억원에서 2021년 1조6718억원으로 40% 이상 급증했다. 시가총액도 2020년 1월 약 7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늘었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나 홀로 우상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구 대표의 ‘디지코(DIGICO)’ 전략이 꼽힌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 말 취임한 이후 ‘탈통신’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해 10월에는 ‘디지털-X 서밋’을 개최하고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하는 등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른바 ‘ABC’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본격적인 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KT는 올해 민영화 20주년을 맞아 향후 5년간 27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KT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네트워크 ▲디지코 ▲벤처·스타트업 분야에 27조원 투자를 단행하고, 디지털 인재 양성 주도와 함께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디지코 성장세를 가속화 하고 국가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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