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빠지며 2파전…최대 1조 원 규모 M&A, 양사 모두 원하는 이유 뚜렷
현대, 국내 점유율 65%, 세계 TOP5로 껑충…현대중공업지주, 조선·정유·건기 균형사업 추진
유진, M&A로 사세확장…유경선 강조 ‘글로벌·썸씽뉴’ 부합, 본입찰 포기와 컨소시엄 가능성

현대건설기계와 유진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시사포커스DB
현대건설기계와 유진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본입찰에 GS건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2파전으로 축약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최종 인수자가 확실한 자금력의 현대건설기계냐 M&A 승부사 유진기업이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현대건설기계와 유진기업이 참여했다. 매각 대금은 8000억 원에서 1조 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으로 불안요소는 두산인프라코어(DICC) 소송결과에 따른 우발채무 변수다. 이 변수 때문에 인수 유력으로 점쳐졌던 GS건설 컨소시엄은 실사 미흡의 이유로 본입찰에서 빠졌다. 

본 입찰 2파전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가 지난 25일 증권가는 현대건설기계가 우세할 것 예측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현대건설기계 주식 종가는 전날 대비 9.25% 상승했고 유진기업 종가는 전날보다 2.66%하락하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시 시너지 효과 등이 현대건설기계가 더 클 것으로 관측하는 모양새였다.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다는 소식은 지난 8월 경에 파다했다. 기사가 쏟아지자 현대건설기계는 공시를 통해 부인했지만 이번 인수전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다. 

현대건설기계는 현재 국내 점유율 2위업체이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국내 건설기계 점유율을 단순계산시 65%(두산 40%, 현대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또 해외 점유율면에서도 빅5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은 3.7%(9위)이고 현대건설기계는 1.5%(20위)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단순 계산으로 5.2%인데 이는 글로벌 점유율 5위의 볼보건설기계와 같은 수치다. 

또 현대중공업지주 입장에서는 한국조선해양(조선)과 현대오일뱅크(정유)에 건설기계분야 사업까지 추가해 균형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정기선 부사장까지 이번 인수전을 직접 챙기며 총력전을 펼치는 점을 두고 현대건설기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근거다. 

유진기업도 만만치 않다. 최초 예비입찰 당시만해도 들러리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마지막 까지 남으면서 완주하는 모습에 과거 과감한 M&A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온 유진기업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비입찰했다가 포기한 사모펀드나 GS건설과 컨소시엄을 결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GS건설과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은  GS건설이 25일 공시를 통해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실사가 미흡했고 향후에도 실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입찰 진행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강조한 점을 들고 있다. 

또 그룹내 금융계열사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를 통해 자금 마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기계가 최후의 승자로 섣불리 지목되지 않는 이유다.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은 과거 서울증권을 인수해 금융 포트폴리오를 추가한 바 있다. 또 로젠택배와 하이마트를 인수하며 유통으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이듬해에 다시 매각했다. 이후 2016년에 레미콘회사 동양과 2017년 현대저축은행(현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유진기업이 그룹 영업이익은 2017년 2303억 원 규모에서 2019년 1638억 원으로 감소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입장에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뉴노멀 시대 대비를 강조하고 "경계가 사라진 세상에서 경쟁력 있는 역량을 보유하려면 지금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유 회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조해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전세계 기존·신흥시장 모두에 영업망을 구축한 건설기계업체로 유 회장이 평소 강조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섬씽 뉴'에 적합한 매물이다"라며 "유진기업은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는데 그때마다 승부사 기질을 보여 이번에도 언더독으로서 역량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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