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문화체육관광 예산 심의서 ‘위탁사업 이중구조’ 지적
228억 위탁사업 “전달역할만” 구조적 문제 제기 경북나들이 홈페이지 리뉴얼 1억5천만원 “말이 안돼” 이중수수료·투명성 부족 등 예산운영 개선 주문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가 25일 경북도 문화체육관광국 소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예산 운영의 투명성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날 위원들은 위탁사업의 구조적 문제부터 경북나들이 홈페이지 리뉴얼 예산의 적정성까지 다양한 쟁점을 제기했다.
연규식 위원은 위탁사업의 비효율적 운영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산하기관에서 사업을 받아 다시 외주를 주는 전달 역할만 하고 있다”며 “78건 228억원을 위탁하는데 직접 수행하는 사업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 위원은 “공무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춘우 위원은 문화체육관광국 예산이 약 23억원 줄어든 것에 대해 “올해 행사성 사업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며, 문화 융성을 위해 예산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교통 접근성이 부족한 안동 지역의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정경민 부위원장은 ‘경북나드리’ 홈페이지 리뉴얼 예산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정 부위원장은 “1억 5천만원으로 홈페이지를 리뉴얼한다고 하는데, 이는 연간 운영비보다 많은 금액으로 말이 안 된다”며 “월 방문자가 7만명도 안 되는 홈페이지에 이런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위탁사업의 이중 수수료 구조도 문제로 지목했다. “관광공사에 위탁하면 공사는 다시 외부에 위탁하는 이중 수수료 구조”라며 “매번 예산 심의 때마다 왜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유지하느냐고 지적해왔다”고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복진흥원 예산 배분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정 부위원장은 “상주시 행사로 전락한 사업에 대해 전액 삭감을 검토해야 한다”며 예산 배분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동업 위원장은 예산 편성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행사의 규모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일률적 삭감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관광 인프라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김대진 위원은 문화관광해설사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다문화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교육이나 디지털 통역 교육 등이 필요하다”며 “현재 358명 중 외국어 가능자가 10%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식 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예술 지원사업 예산이 29% 증가했다”며 “운영 방식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에 대한 재점검”을 요구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용현 위원은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2029년까지 이 시장을 16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부응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에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외 관광지의 홍보를 강화하고, 대형 이벤트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방 도시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규탁 위원은 예산 집행의 투명성 확보 방안을 강조했다. 그는 “인건비와 수수료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며 “위탁사업의 경우 실제 집행금액이 70%밖에 되지 않는 비효율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보 사업의 부실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철남 위원은 “하이스토리 경북 공동홍보나 캐릭터 사업이 부실하고, 경북나드리에도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동업 위원장은 “예산 편성의 불성실함으로 관련된 예산이 삭감됐다”며 “일률적인 삭감은 예술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경주예술창작소를 언급하며 “예산 편성 시 지역의 문화적 필요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