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엔씨소프트 ‘아이온2’, 모바일로 만렙 찍기
19일 출시한 신작 MMORPG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방대한 PvE 콘텐츠 인기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이온2’가 지난 19일 정식 출시됐다. 많은 관심을 받은 게임답게 출시 직후부터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고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아이온2는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고 있지만 많은 게임들이 그렇듯 PC 편의성이 압도적으로 좋다보니 대부분의 유저와 스트리머들은 PC로 아이온2를 즐기고 있다.
그래서(?) 기자는 모바일로 플레이를 시작했고, 주말동안 최고 레벨인 45레벨을 달성했다. 초기 평가와 지표가 어느 정도 공개됐기 때문에 여기서는 모바일 플레이 경험 위주로 얘기해보려 한다. 기자의 스마트폰 기종은 갤럭시 노트20 울트라로, 고사양의 게임들을 플레이하기에는 다소 노후하지만 그럼에도 플레이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플레이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게임들은 역시 PC로 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모바일에서도 가능하도록 개발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과, 모바일로만 플레이가 가능한 유저들도 있을 거라는 판단에 계속 진행했다. 기자가 모바일 게임 친화적인 유저라서 큰 무리 없이 진행한 부분도 있다.
우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했다. 아이온2는 출시 전인 지난 16일부터 사전 커스터마이징을 시작했으나 이는 PC 유저 한정이었고 모바일은 정식 출시 이후부터 가능했다. 지스타 때 느꼈다시피 커스터마이징 자유도는 굉장히 높았다. 예쁘고 멋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지만 모바일에서는 세세하게 꾸미기가 어려워 결국 개성으로 가기로 했다.
클래스는 ‘정령성’을 선택했다. 지스타 시연 때도 같은 클래스를 했었는데 당시 스킬들을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캐릭터를 만들고 튜토리얼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진입장벽이 높았다. 이전에 공개됐던 영상에서 본 것과 비교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그래픽, 너무 작아서 누르기 어려운 글자와 아이콘, z축까지 신경 써야하는 조작 등 거의 모든 것이 불편했다.
그래픽의 경우 설정 창에서 ‘최상’으로 변경하면 어느 정도 그럴듯한 비주얼이 나오지만 다소 끊기는 경험을 하게 돼 어쩔 수 없이 낮은 사양으로 플레이했다. 최적화를 잘했는지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는 덜했다.
튜토리얼에서는 비행과 수영이 가장 어려웠다. 지스타 당시 PC로는 큰 어려움 없이 진행했던 부분인데 모바일에서 xyz축 모두를 맞추고 이동하려다 보니 익숙해지기 전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현재까지 플레이하면서 가장 많이 죽었던 상황이 바로 비행 튜토리얼 단계였다.
튜토리얼을 모두 마치고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전투 등 많은 것들이 수동 조작이었는데 다행히 이동은 자동 조작이 가능했다. 비행 조작의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
열화된 그래픽을 제외하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딱히 없었다. 필드 사냥, 보스전 등 전투 콘텐츠는 오히려 가장 쉬웠다. 기자가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나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했던 ‘배틀크러쉬’ 등 모바일 난투형 게임을 좋아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정령성이라는 클래스가 ‘솔플’에도 어느 정도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도 있다.
스킬을 자동으로 시전하는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됐다 해서 써봤지만 직업 시전할 때와 비교해 느리고 또 원하는 순서대로 시전하도록 설정하기가 어려워 수동으로 전투를 계속했다. 그럼에도 몬스터와 전투를 하면서 죽었던 상황은 손에 꼽는다. 그 역시 조작 문제보다는 기믹을 숙달하지 못해 즉사당하는 경우였고, 바로 재도전해서 처치에 성공했다.
다만 파티 던전 퀘스트의 경우 모바일 유저의 한계를 느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PC 조작이 수월하다 보니 이동이나 전투 속도에서 큰 차이가 났고, 만렙까지 총 세 번의 파티 던전 퀘스트에서 기자는 거의 업혀가다시피 클리어했다. 당시 파티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메인 퀘스트 외에 지역 퀘스트와 봉인 던전, 주둔지 등 사이드 콘텐츠도 많았다. 개발진이 아이온2의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가 방대하다고 표현한 이유가 있었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했다고 생각했는데 봉인 던전과 주둔지 진행도를 나중에 확인해보니 둘 다 30%도 되지 않았다. 아직도 할 게 그렇게 많이 남아있다니, 오히려 좋았다.
45레벨을 달성하니 ▲시즌 ▲초월 ▲악몽 ▲각성전 ▲어비스 ▲투기장 ▲토벌전 등 많은 콘텐츠가 열렸다. 하지만 대부분 PvP(플레이어 대 플레어) 콘텐츠였다. 모바일 유저에게는 PC 유저와 싸운다는 게 힘들 듯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PvE 콘텐츠만으로도 성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당분간 싱글 RPG처럼 플레이할 계획이다.
아이온2는 출시 사흘 만에 일일 평균 활성 이용자(DAU) 약 150만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직후 ‘어비스 포인트’, ‘큐나 패키지 판매’ 등 논란이 일었으나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PD가 두 차례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해당 문제점을 포함한 개선안을 발표해 일단락 지었다. 24일 오후 8시에는 출시 후 세 번째 라이브 방송이 예정돼있다.
유저 반응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올라서는 분위기다. 게임이용자협회는 “이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발 빠른 문제 해결 노력을 보인 것에 대해 환영한다. 엔씨소프트의 대응이 이용자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라며 “아이온2에 적용된 구독형 과금 모델이 현재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과금 방식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