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여야, 200일 안 남은 지방선거 준비 박차…관전포인트는?

선거 공천 관련 기준 개정 나선 민주당과 국민의힘…범여·범야별 선거연대 ‘변수’도 주목

2025-11-18     김민규 기자
1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좌), 17일 국민의힘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TF, 선출직 공직자 평가체계 발표 모습.(우) 사진 / 오훈 기자(좌), 김경민 기자(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내년 지방선거가 2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앞다투어 지방선거 공천 관련 기준을 밝히는 등 승리를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당헌·당규 개정 나선 여야…민주 “권리당원 권한 강화”·국힘 “지자체장 평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17일 정청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이 전면적으로 참여해 당 후보를 공천하는 권리당원 ‘열린 공천’ 시대를 열겠다. 예비후보자 검증을 통과한 후보는 누구라도 경선에 참여시킬 것”이라며 “(1차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100%이며) 2차 본선은 권리당원 50%와 일반국민 50%, 선호 투표제로, 50% 이상 득표자를 후보로 결정하는 결선투표 제도를 도입해 강력한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지방선거 공천 방침을 밝혔다.

이 뿐 아니라 그는 “광역·기초 비레대표 후보자도 100% 권리당원 투표제를 도입하겠다”며 “국회의원도 1표, 대의원도 1표, 당원도 1표여야 한다. (오는) 19일과 20일 이틀간 1인1표 시대, 당원 주권 정당에 대한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역사적인 전당원투표를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지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비율이 약 17대 1이었던 것을 1대1로 변경하고,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해온 비례대표 순위 선정 방식도 권리당원 100%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하도록 바꿔보고자 전당원투표를 통해 당헌·당규 개정을 시도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권리당원 권한 강화는 지난 당 대표 당시 정 대표가 공약한 내용이기도 하다.

같은 날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정점식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TF 위원장이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직 광역·기초단체장이 본인 임기 중 성과를 설명하는 ‘PT 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선출직을 평가하는 내용이 없는 만큼 당헌·당규 개정이 불가피해 내주까지 개정 공고 및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를 거쳐 당헌·당규 개정 절차를 마치고 내달부터 광역기초단체장에 대한 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광역·기초단체장의 경우 정량지표 50%(경제지표·리더십 지표·당 기여 지표), 개인 PT 20%, 여론조사 30%로 평가한다고 밝히며 “정량지표 중 ‘지역경제 발전 및 혁신 노력 평가’는 지방정부의 핵심 채무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고용률, 투자유치 등 예산확보, 재정건전성 등 객관적 성과지표 등을 기반으로 평가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당 기여도 평가는 중앙당 및 시·도당과의 정책 공조, 당정 협의 참여, 대정부 대응 등 정당 활동전반이 주요 평가 요소로 구성된다”며 “이번 평가에서는 정량평가 외 각 단체장이 직접 자신의 성과를 설명하고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는 PT평가를 도입했다. 민선 8기 주요 성과와 지역 특화 정책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전체 정책으로 확장 가능한 사례를 직접 PT 발표 후 제출하며 발표 내용은 평가위원회가 채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임기 중 지역경제 발전 성과와 공약 이행률 기준 ‘하위 20% 컷오프’에 대한 질문엔 “논의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공관위에서 다른 평가요소까지 합쳐서 함께 시작해야 할 문제”라며 “평가위는 객관적 자료를 정리하고 평가 점수만 정리해서 공관위에 인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답했다.

◆ 민주당-조국혁신당·국민의힘-개혁신당 ‘선거연대’ 성사 가능성도 관심사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9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우). 사진 / 오훈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에 나서는 거대정당들의 행보와 별개로 군소정당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일찍이 독자적인 선명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 당시 “설익고 무례한 흡수합당론에 흔들리지 않도록 강철처럼 단단한 정당을 만들겠다. 개혁, 민생, 선거에 강한 이기는 강소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데 이어 17일 전당대회 첫 일정인 전남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선 “민주당 중심의 안방 정치를 도민 중심 민생정치로 혁신하겠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란 양당 구도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 양당의 적대적 공존”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장식 의원은 “민주당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남 정치 운동장을 독점하게 둬서 호남 민주주의 발전은 어렵다”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조 전 위원장의 경우 앞서 지난 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광역(단체장)은 연대하고 (기초의원은) 후보를 다 내서 경쟁할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민주당과 연대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일부에 한해 민주당과 선거 연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연대와 같은 산술적 정치공학보다 국민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겠다”며 독자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17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기초의원·광역의원 여기 지점부터 개혁신당 정치인들이 늘어나야 된다 생각하고 있다. 우선 서울·부산 같은 광역단체 중 시 단위에선 저희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저희가 후보를 내고 당당하게 경쟁해야 된다고 본다”고 선거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저랑 정치적으로 이해가 비슷하고, 함께 많은 일을 해왔던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같은 팀인 것처럼 항상 동질감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일 오 시장 측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 나와 이 대표에 대해 “지금도 자주 소통하고 있다. 이 대표가 추구하고 있는 합리적인 정치에 많은 부분들을 오 시장과 깊이 소통하면서 같이 고민하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협력해나갈 부분들이 꽤 있지 않을까”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오 시장과 달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황교안 전 대표를) 답습하는 순간 용꿈을 이상하게 꾸는 방향으로 가는데 지금 그 국면이 조금 보인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TV’에서 ‘고영주 대표의 자유민주당,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 구주와 변호사가 있는 자유통일당, 황교안 대표의 자유와혁신과 지방선거 앞두고 연대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재명 정권이 가려고 하는 체제 전복, 독재 체제로 가려고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함께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의명분이라면 다 함께 모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를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 한동훈 등판 여부도 촉각…“내가 왜 출마 안 하겠다고 선언해야 하나”

29일 한동훈 후보가 진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등판 여부도 관심거리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나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는데, 16일 오후 MBN과의 인터뷰에선 “저는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 대선까지 출마하려 했던 사람이다. 정치를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끝까지 갈 것”이라며 “저는 누구처럼 탈영한 적 없는 등 국민의힘에서 계속 정치해 왔다”고 국민의힘 후보로 선거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설지에 대해선 ‘미리 얘기할 필요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한 전 대표는 진행자가 ‘출마하겠다는 뉘앙스로 들린다’고 말하자 “좋은 정치로 국민을 위하겠다는 사람인 제가 왜 출마 안 하겠다고 선언해야 하나.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모든 것을 다 고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