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관심지역 변신…봉화군, 유튜브 ‘전국 화제’
공무원 직접 제작 ‘쇼츠’로 전국 지자체 주목 가요톱텐 패러디 일주일만에 조회수 폭발 트렌드보다 진정성, 지역홍보 새 모델 제시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소멸위기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북 봉화군이 유튜브를 활용한 디지털 홍보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지자체 홍보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4일 봉화군은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짧고 강렬한 ‘쇼츠’ 영상을 선보이며 최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공개된 ‘공무원의 가요톱텐 무대–홍보가 기가 막혀’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을 기획한 공보팀 오혜진 주무관은 “어떻게 하면 유튜브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며 “유행을 잘 모르지만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영상들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봉화군의 콘텐츠 전략은 단순히 유행을 좇기보다 ‘지역과 사람’을 중심으로 한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는 내용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영상 댓글에는 “봉화가 어딘지 몰랐는데 알게 됐다. 봉화에 가보고 싶다”, “다음 영상도 기대된다” 등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공무원의 하루를 담아내는 새로운 시도도 선보이고 있다. ‘공무원 다큐’ 시리즈는 예산팀의 실제 업무 현장을 담아 1년 예산이 어떻게 편성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큰 관심을 끌었다. 군정 운영에 대한 군민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봉화군은 다른 지자체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호 도시인 수원시와 협업으로 ‘청량산 수원캠핑장’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봉화군 공보팀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수원시 영상홍보팀과 함께 캠핑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쇼츠 영상을 제작한 결과, 시청자들로부터 “가보고 싶다”, “영상이 참 매력적이다”는 호평을 받았다.
인기 유튜버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기존의 관 주도형 행사 중심 홍보에서 벗어나 대중이 즐겨 찾는 플랫폼과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해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은어축제, 송이축제 등 현장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관광 홍보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봉화군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1년 새 1천 명 이상 증가했다. 구독자들은 “아이디어가 톡톡 튄다”, “나도 출연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혜진 주무관은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봉화만의 색깔로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트렌드는 금세 바뀌지만 지역의 진심은 오래간다. 봉화의 이야기를 우리 방식으로 꾸준히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재헌 공보팀장은 “올해 유튜브 운영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며 “내년에는 더 색다른 시도로 봉화의 매력을 선보이고 더욱 다양한 방식의 실험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시작된 봉화군의 유튜브 실험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지역의 존재감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화려한 유명인보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그 안에서 빛나는 아이디어가 봉화군 홍보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