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미투자특별법’ 추진···민주 “APEC 끝나면 이제 국회의 시간”
국힘 측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합의 자체가 ‘원죄’···국민 부담 늘어나”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지원 약속 등 한미관세 협상 타결을 두고 “그야말로 ‘엄지척’이 절로 나오는 최대의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정부 차원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도입에 대한 후속 지원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길이 빛날 최고의 협상이자 최대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칭찬을 이어가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 “협상의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한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최상의 협상이었다”며 “특히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 승인은 그 자체로 놀라움 그 자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이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임을 차분하게 설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로 승인했다는 것은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는 확인이며 대담한 승부수가 이뤄낸 쾌거”라고 환호했다.
이어 “3500억 달러 현금 선불 투자는 2000억 달러 10년 분할 투자로 바꿨고,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도움이 되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금융 보증 형태로 전환했다”며 “이것이 바로 애국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PEC 정상회담들이 성황리에 마무리되고 나면 그다음은 국회의 시간, 국회의 차례다”며 “한미관세 협상안이 즉시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 하루라도 빨리 적용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정부가 곧 대미 투자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하면서 “이제 국회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법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 등을 모아 대미 투자를 지원하는 국가기금을 마련하는 내용”이라며 “11월에 제출되면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입법과 집행을 동시에 추진해 협상의 성과를 빠르게 제도화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인 만큼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만큼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정부의 한미관세협상 타결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APEC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회에서는 후속 조치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회의 협조 사항을 정리·상의하는 대로 당정대(민주당·정부·대통령실)가 잘 조율하고 야당과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야권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큰 규모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합의 자체가 원죄”라면서 “정부가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하는데 이는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한 것이지 국민 부담을 줄인 게 아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