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비노기 모바일 “동료와 함께 즐기는 것이 MMORPG의 본질”
이진훈 데브캣 디렉터, 강민철 넥슨 실장 미디어 인터뷰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다른 유저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동료다.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MMORPG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만남과 모험의 세상’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개발하고 있다.”
이진훈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 디렉터는 20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 플래닛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3월 27일 정식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기존 모바일 MMORPG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지 않고 공존, 협력 중심의 콘텐츠를 통해 게임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각종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출시 이후부터 지난 15일까지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64만건이고, 이용자 잔존율을 의미하는 리텐션 지표는 넥슨 라이브 게임 대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출시 후 한 달을 기준으로 내부 집계한 1일차 리텐션은 61%를, 14일차 리텐션은 42%를 기록했다.
강민철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사업실장은 “전체 이용자 중 73.1%가 1020세대라는 점은 과도한 경쟁과 과금 유도에 지친 이용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MMORPG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마비노기 모바일이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Q.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한 소감을 말해 달라.
이진훈 디렉터=너무나도 감사한 소식이다. 많은 분들이 마비노기 모바일을 사랑해주셔서 후보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대상을 꼭 받고 싶다.
Q. 매출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나.
이진훈 디렉터=손익분기점을 넘긴지는 꽤 됐다. 누적 3000억원 이상 성과를 낸 것으로 확인했다.
Q. 다른 마비노기 IP 게임들과의 카니발리제이션(내부잠식) 우려도 있는데.
이진훈 디렉터=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마비노기 모바일, 빈딕투스 등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각 게임들이 어필하는 부분이 달라 유저층이 다르다. 그래서 일종의 ‘마비노기 유니버스’를 구축해 시너지를 많이 일으킬 수 있는 장치들을 고민하고 있다.
Q.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인데, 어느 지역에서 흥행할 거라고 예상하나.
강민철 사업실장=북미 지역을 지켜보고 있긴 하지만 한 곳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든 곳에 성실히 진출할 계획이다. 어느 권역이든 흥행 자신이 있다.
Q. 최근 MMORPG 시장은 소위 ‘리니지라이크’ 장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마비노기 모바일은 BM 등에서 차별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진훈 디렉터=처음 게임 개발 기조에 맞춰서 개발하려고 했다. 다른 유저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MMORPG의 본질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유저가 적이 아니라 동료라는 것이 기본 포지셔닝이다. 만남과 모험의 세상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강민철 사업실장=BM 등에서 많은 유혹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개발팀의 개발 철학이 탄탄하고 그만큼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가자는 것에 양사가 합의했다.
이진훈 디렉터=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현명한 유저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은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 요즘 유저들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요구하고 소통하길 원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캐치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넥슨의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공통점이 있다면.
이진훈 디렉터=1020세대가 주 타깃이라는 게 같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가족들과 추억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강민철 사업실장=마비노기 모바일이 차세대 메이플스토리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점차 타깃을 5060세대로도 확장하는 것이 목표
Q. 모바일로 즐기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진훈 디렉터=유저에게 불편한 점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어시스트 모드를 고도화했고, 우연한 만남도 확대했다. 앞으로도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적화도 지속 진행 중이다.
Q.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진훈 디렉터=개발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출시 이후 굵직한 종적 업데이트를 준비하다 보니 콘텐츠 다양화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앞으로 다양한 횡적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하고 있다.
Q. 시즌 1 업데이트 이후 성장 요소가 꼬여있어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진훈 디렉터=신규 유저, 복귀 유저를 위한 성장의 사다리가 필요해 ‘2232 다이스’ 등 시즌 0 재화들을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 11월 타바르타스 레이드 업데이트 이후 성장 요소가 정리될 듯하다.
Q. 마비노기 하면 ‘패션 의상’인데 원작과 비교해 현저히 부족하다.
강민철 사업실장=마비노기 모바일은 서비스 7개월차 타이틀이다. 20년치가 쌓인 원작의 콘텐츠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타이틀이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이 가야할 길을 확장하려고 한다.
Q. 시즌마다 어비스가 초기화되나? PVP 콘텐츠 도입 계획은 있는지.
이진훈 디렉터=어비스는 그런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추후 또 다른 어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폐쇄됐던 어비스를 어느 시점 이후 복각할 수도 있다. PVP 콘텐츠는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닭싸움 등 재미가 주가 되는 비경쟁형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일대다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Q. 각 시즌은 어느 기간 단위로 진행되나?
강민철 사업실장=다음 시즌이 언제 시작되는지 당장 말씀드릴 수는 없다. 독단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사전에 유저들에게 안내하면서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Q. 전설 패션, 전설 펫에 ‘천장’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지.
강민철 사업실장=유저들이 해당 요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추가 유저 소통 계획 때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Q. 각 직업의 밸런스가 붕괴돼있다는 불만이 있다.
이진훈 디렉터=게임 이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밸런싱하고 있다. 유저들의 플레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정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정량적인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면서 밸런스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린다.
강민철 사업실장=이런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서 부족한 부분들을 보강할 계획이다. 사업실, 개발팀이 함께 노력해 기존 장수 IP처럼 20년, 30년동안 유저의 사랑을 받는 게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이진훈 디렉터=더 재밌는 게임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한편 마비노기 모바일은 함께 문화를 만들어준 이용자에 대한 감사와 헌정의 의미를 담은 첫 오프라인 팝업 전시 ‘모험가의 기록 전(展)’을 지난 17일부터 서울 성수동 비컨스튜디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이용자들이 직접 촬영한 게임 스크린샷이 전시돼 각자의 추억과 경험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전시는 ▲서막을 여는 ‘프롤로그’ ▲처음의 설렘과 추억을 담은 공간 ▲생활과 길드 커뮤니티 활동 모습이 담긴 공간 ▲펫과 함께한 기억을 전하는 공간 ▲‘티르코네일’, ‘이멘마하’ 등 게임 속 웅장한 모습을 대형 미디어월로 구현한 감상 공간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에필로그’ 존에서는 미래와 다짐을 담은 스크린샷과 함께 모닥불 조형물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