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6·3 대선 공식선거운동 시작, 주자별 ‘대권 공략’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광화문’ ▲김문수 ‘가락시장’ ▲이준석 ‘여수산단’···유세 돌입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제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대선 레이스가 오늘(12일)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22일간 펼쳐질 예정이다. 주요 후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꼽히는 가운데, 각 후보들은 대권을 향한 치열한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첫날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 막오른 6·3대선 선거운동, 7인 최종 등록···‘이재명-김문수-이준석’ 3파전 구도?
21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등록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기호 1번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회 2번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기호 4번을 부여받으면서 12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3인의 후보를 제외하고도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기호 5번), 구주와 자유통일당 후보(기호 6번), 황교안 무소속 후보(기호 7번), 송진호 무소속 후보(기호 8번) 등 4명도 대권에 함께 도전한다. 다만 원내 제3당인 조국혁신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공직선거법 후보자 기호 부여 방식 규정에 따라 기호 3번은 결번 처리됐다.
공식 선거운동은 12일 오전 0시부터 시작하여 본투표일(6월3일) 전날인 내달 2일 자정까지 총 22일간 이어진다. 선거운동 첫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각 후보자들의 재산·납세·병역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재명 후보는 30억8914만3000원 ▲김문수 후보는 10억6561만5000원 ▲이준석 후보는 14억789만7000원 ▲권영국 후보는 25억193만8000원 ▲구주와 후보는 17억4119만3000원 ▲황교안 후보는 33억1787만5000원 ▲송진호 후보는 2억8866만5000원의 재산을 각각 신고 등록했다.
후보별 특이 사항을 보면 병역 사항에서 이재명 후보는 ‘골절’ 후유증으로, 김문수 후보는 ‘중이 근치술’ 후유증으로, 황교안 후보는 ‘만성 담마진’으로 각각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이준석 후보는 병역특례로 복무해 육군 이병으로 전역했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전과 기록으로는 ▲이재명 후보 3건 ▲김문수 후보 3건 ▲권영국 후보 4건 ▲송진호 후보 17건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6·3 대선 본투표일 전까지 TV 토론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대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오는 18일(경제분야, SBS), 23일(사회분야, KBS), 27일(정치분야, MBC)로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진행으로 예정되어 있다. 다만 해당 시간대에 대선 후보로 등록한 모든 후보자가 토론회 초청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방송사가 정한 초청 후보 기준에 따르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 상 지지율 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등 세 후보의 3자 토론회가 열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여론조사 흐름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세론 속에서 대권 구도가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재명이냐, 아니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경쟁 상대 후보들이 어떤 선거 공략으로 이재명 후보를 따라잡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즉 사법 리스크에 둘러싸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범보수 진영과 중도층의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다. 보수 진영의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반(反)이재명 연대 빅텐트’ 후보 단일화로 힘을 합치는 것이 막판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출정 장소 선택은?, 이재명 ‘광화문’ vs 김문수 ‘가락시장’ vs 이준석 ‘여수산단’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첫날,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는 대선 출정 장소를 택한 뒤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대선 첫걸음을 내디뎠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광화문 광장을 ‘빛의 혁명’이라고 명명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사태 문제를 집중 부각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닌, 내란으로 나라를 무너뜨린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규정하면서 “헌법 제1조가 살아 숨 쉬는 광화문에서 국민과 함께 희망의 세력을 열겠다”고 선거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날 새벽 5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대선 첫발을 떼면서 ‘밥상 물가’와 직결된 민생·경제 문제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가 장기 구조적 침체국면에 들어갔고, 그 여파로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이곳 가락시장이 잘 보여준다”며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 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여러분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 경제 살리는 경제 대통령, 민생을 챙기는 민생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날 자정인 0시부터 가장 빠르게 선거운동을 시작했으며, 대선 출정 장소는 여수산업단지를 택해 가장 먼 지역에서 포문을 연 모습을 보여줬다. 이준석 후보는 “중국과의 물량 경쟁, 덤핑 경쟁 속 이익률이나 매출 규모가 최근 많이 줄어든 상태인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대통령이 될 사람이 외교적 감각, 통상에 대한 이해,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수출과 국가 성장을 이끌었던 2차 산업단지들이 다시 한번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하겠다”면서 ‘이공계 출신 대통령의 필요성’을 띄웠다.
◆ 주요 대선후보 3인, ‘10대 공약’ 발표···무엇이 담겨있나?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은 이날 자신들의 주요 정책공약들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을 완료했다.
이재명 후보는 ‘회복·성장·행복’을 3대 비전으로 한 10대 공약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강국 ▲내란극복과 K-민주주의 위상 회복▲가계·소상공인 활력 증진 및 공정 경제 실현 ▲세계질서 변화에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외교안보 강국 ▲국민의 생명·안전 보호 ▲세종 행정수도와 ‘5극 3특’ 추진 ▲노동 존중 사회 ▲생활안정으로 아동·청년·어르신 등 모두가 잘사는 나라 ▲저출생·고령화 위기 극복 ▲기후위기 적극 대응 등을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강국’은 경제·산업 분야를 첫머리에 두고 신산업과 문화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강조하며, ‘AI 고속도로’ 구축, 고성능 GPU 5만 개 확보,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 AI 미래인재 양성 확대 등 1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이밖에도 검찰의 기소·수사를 분리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과 함께 국민 참여 재판 확대 등의 사법 개혁 방안을 내놨다.
김문수 후보는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하는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일자리 창출로 활기찬 대한민국 경제 구현 ▲인공지능(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 ▲청년이 크는 나라, 미래가 열리는 대한민국 ▲GTX로 연결되는 나라, 미래가 열리는 대한민국 ▲중산층 자산 증식, 기회의 나라 구현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 안심되는 평생복지 구현 ▲소상공인, 민생이 살아나는 서민경제 ▲재난에 강한 나라, 국민을 지키는 대한민국 구현 ▲특권을 끊는 정부, 신뢰를 세우는 나라 구현 ▲북핵을 이기는 힘, 튼튼한 국가안보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의 1호 공약인 ‘일자리 창출’은 “미중 무역전쟁 등의 경제 위기와 국내 정치적 혼란의 시기에 ‘자본, 기술, 노동의 3대 혁신’으로 경제를 대전환해 함께 잘사는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는 김 후보의 비전이 반영됐다. 김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국내 투자를 망설이는 삼성전자를 간곡히 설득해 ‘120만 평의 세계 최대 규모 평택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 경험도 내세웠다.
이준석 후보는 ‘미래를 여는 선택, 새로운 대통령 이준석’을 대선 슬로건으로 제시하면서 10대 공약으로 ▲정부 조직 개편 ▲중국·베트남에 나간 공장 국내 리쇼어링(생산 시설 국내 이전) 유도 ▲지자체에 법인세 자치권 부여 ▲최저임금 결정권 지방 이양 ▲국민연금 개혁 전후 재정 분리 ▲교권 보호 위한 소송 국가책임제 ▲청년 ‘든든출발자금’ 도입 ▲병사 출신 장교 선발제 ▲‘규제기준국가제’ 도입 ▲우수 과학자에 ‘성과연금’ 지급 등을 공약으로 담았다.
이준석 후보의 1호 공약은 ‘실무 중심의 작은 정부’를 내세우며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 만든다”고 약속하면서 19개 부처를 13개로 통합·축소하는 구체적 개편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합(교육과학부), 통일부 폐지 후 외교부로 흡수(외교통일부), 여성가족부 폐지 후 복지부·행정안전부로 업무 이관, 산업자원통상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통합(산업에너지부) 등의 조직 재편을 통해 업무 중복과 행정 칸막이를 제거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 공식 선거운동 첫날, 정당들 풍경은?
이번 6·3 대선전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 각 정당 간도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 측은 김문수 후보에 대해 ‘윤석열·전광훈 아바타’ 프레임으로 극우 세력 공세에 나섰고, 이준석 후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시하는 전략으로 나가려는 듯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또한 민주당 선대위는 민주파출소 운영에 ‘안전 제보 코너’를 확대 신설을 발표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신변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나선 분위기를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의 ‘민주파출소’에 맞대응하기 위해 당내 ‘국민사이렌센터’를 확대개편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김 후보 측 선거대책본부 국민사이렌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이상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자신들의 입법 권력을 남용하며 오직 ‘이재명 총통 만들기’에만 혈안이다. 향후 이재명 세력의 억압적 행태는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국민과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국민사이렌센터의 기능을 대폭 확대 및 강화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센터장은 “민주당은 ‘민주파출소’라는 터무니없는 감시 기구를 만들어 카톡 검열, 언론 입틀막 등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유를 억누르는 무도한 행태를 반복해 왔다”면서 “국민사이렌센터는 ‘이재명 독재 세력’뿐 아니라 전체주의적 좌파 세력에 의해 불법·부당하게 피해를 당한 국민 모두에게 상담 및 법률 지원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재명 독재 세력’은 이재명 후보의 부친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인 출신 서명수씨를 고발했는데, 국민사이렌센터는 서명수 씨를 ‘이재명 1호 입틀막 피고발인’으로 선정해 법률 지원을 했다”며 “국민사이렌센터는 전국 시도 단위로 촘촘한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사안에 따라서는 언론중재위 제소와 관련한 상세한 절차 안내 및 변호인 연결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민주당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기 대선에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세울 명분이 하나도 없다. 대선을 한 번 치르는 데 들어가는 국가적 비용이 1000억원이 넘는데, 이번 조기 대선의 책임은 분명히 국민의힘에 있다”면서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대일 대결장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이준석 후보는 “국민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는 책임이 없느냐고도 묻는다. 범법 행위를 저지른 당 대표 하나 지키겠다고 수십 번의 탄핵과 불체포특권을 악용했고 이제는 사법부까지 겁박하는 세력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국민은 목소리를 높인다”면서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다. 양당 구조의 거대한 두 탑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새롭게 다시 짜는 선거다. 새로운 정당에 새로운 시대의 지휘봉을 넘겨줘야 한다는 시대 교체, 세대 교체의 열망이 이번 대선의 분명한 역사적 목표”라고 강조하며 거대 양당의 기득권 세력을 물리치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