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후보들 ‘청년미래·사회통합’ 주제로 설전…22일 4인 압축

[시사포커스 / 박미리 기자] 국민의힘이 19~20일 이틀에 걸쳐 대선 경선후보들의 첫 토론회를 열었다. 첫날에는 김문수·안철수·유정복·양향자 예비후보가 ‘청년 미래’를 주제로, 둘째날에는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예비후보가 ‘사회 통합’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동훈 후보는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다”며 “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넓은 의미에서 계엄 옹호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고, 2시간 해프닝이었다”며 “(계엄에) 반대했으나, 탄핵에 반대하면서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고 했다. 우리 당 의원 상당수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12명 중 10명이 똑같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철우 후보도 “탄핵 소추를 안했으면 헌법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 경솔하게 탄핵에 들어갔냐”면서 “한 후보가 그런 말을 할 자격 있느냐. 우리 당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나경원 후보 역시 “왜 (우리 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하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느냐”며 “한 후보가 탄핵 내란몰이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 그 당시 대통령이 내란 자백했다고 하면서 내란몰이 선동을 하는데 가장 앞장섰다”고 질타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 프레임 극복 방안을 물었다. 

한 후보는 “역으로 질문하겠다”며 “홍 후보가 12월3일 오후 10시30분에 당 대표로 제 입장이셨으면 계엄을 막겠나, 대통령이 잘한다고 했겠나”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난 대구시장하고 있었다”며 “가정을 전제로 물어볼 건 없다”고 응수했다.

또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이번 경선하는 목적이 이재명을 잡을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이재명을 못 잡아 넣어서 사법적으로 패배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총선에 참패했다”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는 “제가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며 “총선에서 졌지만 그 이후에 당대표에 63%로 당선되면서 그 평가를 받았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에게 “보수가 통합돼야 중도로 갈 수 있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보수 통합을 위해 대통령 후보를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한 후보는 “저도 국민을 위해서 지금 이 상황에서 꼭 필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당원 게시판 논란을 꺼내들었다. 그는 “우리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이상한 댓글이 많이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했다. 홍 후보는 나 후보의 질문에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지 않나”라며 “당사자가 있는 것 같으니 말 못 한다”고 답했다.

전날 경선 A조 토론회에서는 김문수·안철수·유정복·양향자 후보가 나라 곳간을 거덜 낸 정책으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헬리콥터 위에서 돈을 뿌리는 것보다 나쁘다”고, 안 후보는 “재벌에게 줄 돈을 어려운 분에게 드리는 것이 사회정의”라고 했다. 유 후보는 “내 것이 아닌 것을 사유화하는 세력이 나라를 망친다”고, 양 후보는 “불공정의 끝판왕이 기본소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안 후보와 김 후보가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민주당은 다음 대선을 이재명 대 윤석열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며 “반성과 사과가 없으면 결국은 이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선에서 필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왜 대통령이 계엄을 했나. 그건 민주당의 30번에 걸친 줄탄핵 때문”이라며 “비상계엄을 옹호해 본 적도 없고, 찬성해 본 적 없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정에 대해서 그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두 후보는 AI(인공지능) 정책을 놓고도 맞붙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AI의 범위가 넓고 다른 의견을 가진 AI 전문가가 굉장히 많다”며 “본인이 전문가일 필요는 없겠지만, AI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어느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도자가 된다면 안 후보에게 반드시 묻겠다”고 답했고, 이에 안 후보는 “AI 잘 모르시죠”라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8명에서 4명으로 후보가 1차 컷오프 결과는 오는 22일 발표된다. 1차 경선 방식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해 타 정당 지지층을 배제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압축된 후보 4명은 이후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 방식의 2차 경선을 통해 2명으로 추려질 예정이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3차 결선은 하지 않는다.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5월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