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고개 숙인 홈플러스 “부도 막기위해 회생절차 선택”

대금 변제, 영세·소상공인 우선… 대기업 6월부터 분할 상환 MBK 개입설 일축…“회생절차 이후 매출 늘어”

2025-03-14     강민 기자
홈플러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 8층 교육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회생 절차 및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홈플러스 경영진은 최근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 / 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부도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길은 기업회생 밖에 없었다.”

14일 서울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 8층 교육장에서 열린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겸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한 말이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다. 

홈플러스는 이날 회견에서 기업회생절차 진행 상황과 채권 변제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번 기업회생절차 돌입에 대한 의문과 MBK 개입 여부, 향후 계획 등에도 답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부터 상거래채권 지급을 시작했고 지난 13일까지 3400억 원을 변제했다고 밝혔다. 현재 홈플러스가 보유한 현금 시재는 1600억 원으로,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모든 채권을 변제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시에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기업 협력사들의 협조가 필요하며 양해 없이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6월부터 대기업 협력사들의 채권을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생절차에서 채권자 간 변제 순서를 영세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우선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가 14일 서울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 8층 교육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회생 절차 및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강민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영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회생절차 개시일인 지난 4일 이후 주간 매출이 전년 대비 13.4% 증가했고 객수도 5% 늘었다”고 했다.

조 사장은 이어 “공급망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하이퍼·슈퍼·온라인 거래 유지율은 95%, 몰은 99.9%, 물류 및 도급사는 100%로 정상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사전 준비설에 대해 신용등급 하락 확정 후 긴급 검토를 거쳐 3월 초 연휴 기간 중 결정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MBK와 관련해서 김 부회장은 “회생절차는 법원의 관리 아래 진행되는 것이며, MBK가 개별적으로 점포 매각이나 경영 효율화를 추진할 수는 없다”면서 “MBK가 홈플러스에 금전적 지원을 한 적이 없으며, 지난 10년 동안 별도의 자금 지원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슈퍼마켓 매각에 대해 회생절차 전에는 매각 시도를 한 것이 맞지만 현재는 모두 멈춘 상태라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실적 반등 지속 여부와 마트노조, MBK, 회생절차 등 부정적 이슈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 매출 감소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 “회생 방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