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익산국토관리청, 신안-해남 연결 도로건설사업 ‘환경 오염’ 논란

해저터널 공사현장서 염수 무단방류로 생태계 위협 발파암석 무단적치에 ‘침사지’마저 묻혀 환경파괴 가중

2025-02-28     최영남 기자
지난 25일 신안 압해-해남 화원 간 해저구간에서 발생한 염수(소금물)가 해남군 화원면 월호천에 대량으로 무단 방류되면서 하천오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 최영남 기자

[전남취재본부 / 최영남 기자] 국토교통부 익산국토관리청이 갯벌 및 철새도래지 등을 보호하기 위해 ‘교량’ 대안으로 추진하는 ‘해저터널’ 방식이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취재를 종합하면 익산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신안 압해-해남 화원 간 77번 국도 연결 구간(해저터널)에서 발생한 염수(소금물)가 해남군 화원면 월호천에 무단 방류되면서 하천오염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전남 신안군과 해남군을 이어 두 지역 간 연결성을 높이고 국토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국책사업으로 총 4265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 구간은 총 13.4km로, 교량 2.28km와 터널 3.08km를 포함한다. 문제는 해저터널 공사구간에서 발생했다.

△신안 압해-해남 화원 간 77번 국도 연결 구간 위치도. ⓒ영산강유역환경청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해안 도로 건설 사업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침을 제시했다. 익산국토관리청은 해당 지침에 따라 도로(특히 해저터널)개설 공사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분석하고 최적의 노선 수립 및 적정 저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 유입수(바닷물)가 배수로를 통해 인근 월호천으로 여과 없이 방류되면서 (육상)하천의 생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A 씨는 “월호천은 화원면 월호리와 매월리의 젖줄이며 육상 수생생물의 터전인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며 “거대 야적장으로 변해버린 공사장에서 염수까지 하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호천에는 수달, 삵, 검은머리물떼새, 황조롱이, 물수리 등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2급의 법정보호종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며 “특히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마련한 일부 침사지까지 발파암석에 묻히면서 환경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관리청은 손을 놓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익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염수의 하천 무단 방류와 침사지 매립 등 논란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