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남군, 세비 7억 원 들여 파크골프장 졸속 조성 의혹

잔디 식재 후 고사 상황, 부실 상토엔 고사 예견됐지만 강행 조경업계, “토질 상황 미고려 잔디 고사, 다시 처음부터 조성해야”

2024-05-29     최영남 기자
해남군 송지면 파크골프장 잔디가 고사된 현장 사진/ 최영남 기자

[전남서부취재본부 / 최영남 기자] 전라남도 해남군청이 해남지역 800여 명의 파크골프 동호인들을 위해 예산 7억 원을 들여 새로운 파크골프장을 조성 중이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지역민과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산정리 472-5번지 일대에 조성 중인 송지 파크골프장이 졸속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지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부지는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땅을 파면 바지락 껍데기 등으로 덮여있는 곳이어서 당초 상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잔디 식재 후에 고사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해남군 송지면 파트골프장 잔디가 고사되어 식재된 잔디 밑부분을 살펴본 사진. 사진/최영남 기자

해남군 파크골프 동호인 등은 골프장 조성사업 간 토목공사와 골프장 코스(페어웨이) 등에 배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고 상토도 제대로 투입하지 않아 기존 굴적이 산재해 있는 이른바 뻘 위에 졸속으로 조성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아울러 잔디 조성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잡풀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골프장과 관련해 한 지역민은 “송지 파크골프장에 단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 놓고 조경공사를 마쳤다니 말이 안 된다”며 “공사 설계부터 기반 조성에까지 총체적 부실 공사”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도 해남군청은 송지 파크골프장 설계변경을 거쳐 준공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해남군 파크골프협회 한 회원은 “해남군 스포츠 사업단 체육시설 관계자에게 작년 말 준공 계획이었던 송지 파크골프장 조성사업과 관련해 기반 시설과 잔디를 식재했지만 현재 잔디가 고사되고 있다고 민원을 제기했더니 박스, 홀컵(그린 조성)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가 마무리되고 준공계가 들어오면 준공검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당초 송지 파크골프장 준공은 5개월 전인 작년 12월 31일로 예정됐었다.

해남군 송지면 파크골프장 오수로 단면. 2m정도 굴적, 바지락 껍대기 층. 사진/최영남 기자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조경업계 관계자는 “현지 토질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잔디를 식재하면서 고사 현상이 나타났다”며 “다시 토지 평탄 작업 후 재 식재와 함께 T박스, 홀컵(그린 조성) 등 모든 부대시설 조성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군 파크골프협회는 약 800 여명의 회원이 삼산 파크골프장, 산이 파크골프장(이상 18홀)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