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채점에는 차질 없어 … 예정대로 내달 2일 성적표 통지

학원강사를 출제위원으로 임용해 파문의 주인공이 됐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번에는 오답시비가 제기된 언어영역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함으로써 다시 한번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이종승) 24일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오답시비가 제기된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함으로써 (수능시험) 출제 기관의 신뢰도는 밑빠진 독 신세가 돼 버렸다. 이에 따라 63만여명에 이르는 수험생 답안의 재채점과 성적 재처리가 불가피해졌으며, 오답시비가 일고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수정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승 평가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관련학회 의견 조회와 수능 자문위원회 자문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동안 정답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었던 다른 문항들에 대해 출제진의 면밀한 검토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정답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답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었던 사회탐구(짝수형) 67번과 사탐 예체능계 71번, 과학탐구 화학Ⅱ 67번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했으나 정답을 바꿀 수준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대입일정에 대해 "수능 채점은 차질 없이 진행해 애초 예정한 대로 12월2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능 후 제기된 유사문항 출제 및 지문 중복과 관련해 "기출문제와 유사 문항, 지문 중복을 피하기 위해 출제와 검토과정에 최선을 다했으나 해마다 크게 느는 참고서, 문제집, 모의고사 등에서 다룬 문항과 지문을 모두 피해 출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을 시중 문제집에 나왔다고 모두 제외하면 점점 사소하고 지엽적인 문제를 낼 수밖에 없고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항의 소재와 지문이 같거나 유사해도 발상과 관점, 문항유형을 새롭게 해 출제한다는 방침은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학원강사를 출제위원으로 임용한 사태와 관련, "출제위원 선정과 위촉 과정 등을 엄정 관리하고 출제위원 신상 보안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문항의 오류 및 정답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제 및 검토 과정을 더욱 면밀히 하고 일정기간 이의제기와 전문가 점검을 통해 정답을 확정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책임과 관련 "지금까지 책임있는 행동을 해왔고 이번에도 책임있는 행동을 하겠지만 당장 물러나는 게 책임있는 행동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로 평가원의 공신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사태를 마무리한 뒤 책임있는 행동을 할 것이다"고 말해 사태해결 후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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