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실험극장의 <고곤의 선물>

영화 <아마데우스>와 수십 차례 앵콜공연됐던 클래식 <에쿠우스>, <블랙코메디>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20세기 최고의 극작가들 중 한명인 피터 쉐퍼의 신작 <고곤의 선물>이 국내 초연된다. 그리스 신화를 기초로, 신화성과 인간의 도덕율에 대한 주제들을 피터 쉐퍼 특유의 집요하고 충격적이며, 동시에 정서를 뒤흔들 정도로 감동적인 터치를 가미해 보여주는 <고곤의 선물>은, 영국 로얄 셰익스피어 극단에서 초연된 이래 수많은 호평 속에 장기공연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의 초연은 <에쿠우스>를 초연했던 '실험극단'이 맡아 색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이번 <고곤의 선물> 초연은, 무대와 TV를 넘나드는 독특한 카리스마의 배우 정동환과 개성으로 똘똘 뭉친 한국연극계의 수퍼스타 예수정, 그리고 채용병, 조명남, 서희승 등의 중량있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관계로, 이미 피터 쉐퍼의 명성에 완벽히 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어 연극팬들의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아마데우스>, <에쿠우스> 등이 현재 공연중에 있어 2003년 가을의 국내 연극계는 가히 '피터 쉐퍼 신드롬'에 사로잡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들 피터 쉐퍼 작품들 중 국내 초연된다는 의미에서 <고곤의 선물>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올 가을, 피터 쉐퍼의 작품들을 차례로 감상하며 한 천재극작가의 세계의 탐방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장소: 동숭아트센터 대극장, 일시: 2003.11.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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