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쿠르니코바'가 아닌 '제2의 슈테피 그라프'가 되기를 소망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9)가 러시아 출신 선배인 안나 쿠르니코바(25)를 따라 빼어난 미모와 모델 같은 몸매를 바탕으로 각종 광고모델로 활약하며 남성 팬들의 혼을 빼놨다. 그러나 쿠르니코바가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반면 샤라포바는 2004년 러시아 여자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윔블던 단식에서 우승하며 일약 신데렐라가 됐다. 지난해에는 잠시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고, 요즘도 세계 톱 랭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쿠르니코바는 2000년 세계 8위까지 올라 주목을 받았지만 '부업'에만 열중하며 스포츠란이 아닌 가십란에서 '맹활약(?)'했다. 결국 2년전 코트를 떠나 아예 연예계 진출을 타진 중이다. 공교롭게도 쿠르니코바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수영복 특집 판에 모델로 등장한 2004년까지만 운동선수로 활약했다. 샤라포바는 정확히 2년 뒤 이 화보집에 시원한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해 전 세계적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호사가들은 "쿠르니코바의 길을 샤라포바가 밟고 있다"며 입방아에 한창이다. 실제 샤라포바는 캐논, 혼다, 나이키 등 다국적 기업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계속 한눈을 팔다가는 운동선수로서 조로하고 말 것'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일부 테니스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부업에 빼앗기느라 타고난 재능이 사장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샤라포바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테니스야말로 내가 가장 최선을 다하는 분야이고, 수영복 모델은 재미삼아 한 것뿐이다"며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실제로 샤라포바의 승부욕은 정평이 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유리 샤라포프의 유별난 관심 덕에 모든 신경이 테니스에만 집중됐다는 평가를 오랫동안 받아 왔다. 하지만 어깨부상으로 지난 시즌 후반부터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데다 새해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각종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바빠 적지 않은 우려를 사고 있다. 많은 팬들은 그가 '제2의 쿠르니코바'가 아닌 '제2의 슈테피 그라프'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188cm에 달하는 타고난 신체조건에 나날이 향상되는 기량, 그리고 타고난 승부욕이 더해지면 코트를 평정할 날이 다가올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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