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구을)은 6.4 지방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과 때를 맞춰 1000만 시민이 거주하는 수도 서울의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전략과 판세 등을 묻기 위해 인터뷰를 가졌다.

김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된 정몽준 후보에 대해서는 서울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의 삶을 위해 헌신하고 기여하는 모습, 도덕적인 재무장 등을 어필한다면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월호 사태 이후 들끓는 성난 민심의 향배가 현 정부 심판으로 모아질 경우 새누리당은 중앙 이슈에 직접적 영향권 아래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지난 한나라당 시절부터 당내 혁신성향의 모임인 민본21의 간사로 활동하며 소장파로서 당의 쇄신을 위해 줄곧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최근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면 지난 10년 전 한나라당 천막당사의 초심을 잊은 채, 당권 향배와 각자의 정치적 이해만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고언(苦言)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6.4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두면서 “세월호 참사는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4년 지방자치단체를 이끌어갈 선거는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더 나은 후보를 고르는 일에 냉정하고 신중히 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고 당부했다.

때가 때이니 만큼 김 의원은 6.4 지방 선거에 대한 그의 말에 신중을 기했으며 애써 말을 아꼈다.

▲ 김성태 국회의원ⓒ시사포커스

“좋은 정책과 공약 가지고 선의의 경쟁해야”
“4년간 지자체 이끌어갈 선거 소홀해선 안돼”
당 쇄신 위해 줄곧 개혁의 목소리 높여 와

다음은 김성태 의원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선거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7선의 국회의원, 전 대법관이자 직전의 국무총리, 자력으로 선출된 여성최고위원. 누구 하나 경쟁력이 떨어진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역량을 갖춘 인물들 간의 빅매치를 성공적으로 치러 냈습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의 상당한 흥행몰이를 비롯해 컨벤션 효과를 예상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각 예비후보자들 모두 사활을 걸고 상당히 파이팅 넘치는 자세로 선거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선거 이슈가 함몰되고 민심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정부의 미흡한 초동 대처에서 출발한 국민적 분노가 우리 사회의 안전망 붕괴에 대한 허탈감으로 번지고 집권여당에 대한 민심이 폭발하면서 막대한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천만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높여줄 비전에 대한 경쟁 없이 정권 심판과 국민적 분노에 치우쳐 정책적으로 아무런 프레임이 없는 일방적인 선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 서울 시장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정몽준, 김황식 양측의 공방전이 치열했습니다.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양측의 공방이 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후보자들의 공방이 치열하다는 것은 사실상 본격적인 경쟁에 불이 붙었다는 증거였습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치열한 공방을 통해서 후보자들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본선 전에 후보자가 해명할 부분에 있어 국민들 앞에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였다고 판단합니다.

그렇지만, 후보자의 역량과 전문성을 검증하고 정책과 비전을 토론하기보다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신상 문제와 인신 공격적인 방향으로 집중된 것은 본선을 염두 해두었을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정치권도 자숙하고 반성하는 분위기속에 있는 만큼 앞으로 본선에서도 인신공격적인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을 지양하고 좋은 정책과 공약을 가지고 선의의 경쟁으로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 새누리당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를 개최하고, 정몽준 후보를 최종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이로써 정몽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이미 단독공천을 받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본선에서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야권에서는 분명히 ‘흥부와 놀부’의 구도로 프레임을 잡아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겉으로는 서민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정치인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 태생적으로 가진 귀족적 이미지는 본인에게 큰 짐이기도 하고 탈피하기 쉽지 않은 부분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본인이 앞으로 수도 서울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의 삶을 위해 헌신하고 기여하는 모습, 도덕적인 재무장, 서울을 위해서 본인이 가진 것도 앞으로 사회에 도움 될 수 있는 부분으로 기여하는 의지를 가져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태 국회의원은 당의 쇄신을 위해 줄곧 목소리를 높여왔다.ⓒ시사포커스

- 지난 대선에서 서울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밀렸습니다. 그래서 여당으로선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인데 서울 시장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십니까.

지난 대선에서 서울지역은 무려 20만 표 이상의 차이로 문재인 후보가 앞선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서울 지역 25개 구청장 중 새누리당 소속은 고작 5곳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의회 역시 108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26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미 야도(野都)가 된지 오래인 서울지역을 두고 당의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은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박원순 시장을 새누리당 후보들이 그나마 따라잡는 형국이었지만 세월호 사태 이후 사정이 안 좋아진다는 느낌도 듭니다. 들끓는 성난 민심의 향배가 현 정부 심판으로 모아질 경우 새누리당은 중앙 이슈에 직접적 영향권 아래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십니까?

구청장 선거의 경우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후보자의 능력과 조직을 내세우던 '개인전' 양상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정권 심판과 집권 세력에 대한 분노에서부터 기인한 '중앙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역 발전의 근본적인 정책 경쟁보다 철저한 구도싸움으로 번지면서 중앙정치 이슈 중심의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세월호 참사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방선거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의 상관관계는 어찌 보십니까?

지방 선거가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과정이긴 하지만 사실상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진정한 일꾼을 가려내는 것이 쉽지가 않은 일입니다.

유일하게 검증할 수 있는 것은 해당 후보자를 공천한 정당의 면모를 살피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평가합니다.

세월호 참사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60%를 상회했던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고, 수도권 등 열세가 점쳐졌던 지역에서 새누리당 소속 후보자들이 약진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졌습니다.

그러나 대형 악재와 박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 추세로 현재 새누리당 내부에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사고의 여파가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보이며 사고 수습에도 장시간이 걸려 특별히 국면을 변화시킬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답답한 분위기입니다.

▲ 김성태 국회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좀 더 나은 후보를 고르는 일에 냉정하고 신중히 임해주길 당부했다.ⓒ시사포커스

- 의원님은 새누리당의 개혁운동을 과거부터 쭉 해왔는데, 새누리당이 많이 개선됐고 평가하십니까?

지난 한나라당 시절부터 당내 혁신성향의 모임인 민본21의 간사로 활동하며 소장파로서 당의 쇄신을 위해 줄곧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면 지난 10년 전 한나라당 천막당사의 초심을 잊은 채, 당권 향배와 각자의 정치적 이해만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서울지역 사고 당협의 조직위원장 임명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방선거의 승리는 안중에도 없고 일부 지도부가 자기사람 심기 등 권력 확장에만 몰두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어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여성우선공천지역 선정에서도 당원과 국민들이 충분하게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객관적 기준과 명확한 근거가 없다보니 당의 분란이 발생됐습니다.

지도부 차원에서 객관적 기준과 분명한 원칙을 먼저 세우고, 그러한 기준과 원칙에 맞게 당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우선, 이번 세월호 참사로 슬픔과 실의에 빠진 서울시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권 심판'과 '국정 안정'이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대한민국의 중심인 수도 서울의 발전에 대한 후보자 개개인의 능력과 포부, 공약과 자질을 유심히 비교하면서 향후 4년간 서울 시정을 맡길 적임자를 선택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민의 공복(公僕)이 가진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입증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당선될 후보자에게 천만 수도 서울의 미래와 서울시민의 평안이 달려있습니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4년 지방자치단체를 이끌어갈 선거는 제대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권자들이 그나마 좀 더 나은 후보를 고르는 일에 냉정하고 신중히 임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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