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김 지사 영입 '대권 담보행?'

김혁규 경남도지사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총선과 의장(대표) 경선을 위한 영입설이 나돌아 시선을 끌고 있다. 이는 우리당이 내년 2월 9일께 잡힌 정식 지도부 선출 시기를 1월 중순으로 앞당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권레이스를 두고 신선한 외부인사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는 후문 때문이다. 당권 레이스 주자로는 김원기 공동의장과 정동영 신기남 의원이 사실상 출마의사를 굳힌 가운데 당 중앙위원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과 국회 국방위원장인 장영달 의원이 가세할 움직임이며 김근태 원내대표도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당은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의장 경선 레이스에 참여시키기 위해 영입대상 우선순위에 올랐다는 입소문도 나돌고 있다. 강 장관의 경우는 민주당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의원의 '대항마' 차원에서 대중성을 지닌 강 장관을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는 영입을 위해 대표 경선을 놓고 '신당행 공들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인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 8일 모 매체를 통해 김 지사에 대해 "모시고 싶은 분"이라고 말해 김 지사의 영입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신당에서 영입은 '참여의 권유'로 과거 자리보장과는 다른 개념"이라면서도 "영입과 상향식 공천은 충돌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특정지역에 모셔올 분들을 배려하는 것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일부 '자리 배려'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정 의원의 한 측근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 지사 영입설에 대해, 김 전 장관측을 가리키며 "지역에서 나오는 얘기"라며 "욕심나는 분이지만 아직 정 의원님이 직접 만나서 얘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익지 않은 내용을 발표할 수도 없고 그쪽(김 지사)도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을 싫어하지 않느냐"며 "그런 것을 지금 얘기한다는 것은 서로 실례다"라고 김 지사 영입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임창열 전 경기지사와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14일 민주당에 입당한 것에 "당에서 안타까운 분들이라고 말한다"며 "DJ정부 때의 고위 관료들이 DJ의 햇볕정책 정신을 계승하는 당이 어느 당인지 잘 판단을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우리당, 김 지사 영입 '대권 담보행?' 김 지사의 영입설과 관련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역시 지역 유력인사들에 대한 영입작업에 공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주목되는 것은 김 지사 본인은 불쾌한 반응까지 보이는 데도 김 전 장관은 "마지막까지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대목은 경남이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의식에서 김 지사를 영입, 취약한 영남을 여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김 지사 영입설을 뒷받침하듯 내년 총선과 관련 경남지역 16개 선거구 가운데 김해를 포함한 최소 9개 지역에서 승리할 것을 장담하면서 이를 위해 "정치적 비전과 청렴도, 개혁성, 지역헌신도 등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정치 인사를 대거 영입 중으로 오는 12월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한때 입각 제의를 받았던 김혁규 경남지사도 그 대상에서 배제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총선은 개혁 대 반개혁, 지역주의 연합 대 국민통합이라는 정책 구도와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정파나 세력과 결집해 한나라당에 대한 대립각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이 '김 지사 모시기'에 전력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목표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3선 제한'으로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다 '김 지사 우리당 영입설'을 놓고 볼 때 김 지사도 우리당행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지사의 입장에서도 우리당행을 하는 것이 '득을 보면 모를까 손해 볼게 없다'는 것이다. 이는 여권 프리미엄을 얻어 대권도전의 꿈을 실현해 보겠다는 '대권 담보행'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특히 김 지사는 '3선 제한' 으로 오는 2006년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에 총선이든 대선이든 둘 중 한 쪽을 선택하던지 둘 다를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선 때마다 대권 후보자에 거명되는 그로서는 총선보다는 대권에 더 입맛이 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한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우리당의 삼고초려를 통해 마지못해 전국구인 비례대표 의원 번호표를 확보한 후 대표 경선까지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아니면 현역프리미엄을 목에 찰 때까지 최대로 이용하여 총선 당선을 통해 주가를 올려 '대권을 겨냥한 배팅'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정치권 일각에서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밖의 한 인사는 "그동안 청렴성을 잃지 않은 채 도지사로서 성공한 김 지사가 우리당행을 택할 경우, 정치적 주가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홀홀 단신으로 입당하진 않을 것"이라며 "구태정치에 염증을 느끼거나 자신이 속한 당에 불만이 있는 정치인 및 지자체 전·현직 의원과 전·현직 단체장 등이 영남권은 물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호남에서 대거 합류하는 핵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해 총선 전 정치권 판도 변화를 주도할 '영남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김 지사측은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영입설 대해서는 "아직 여권에서는 영남이 취약하니까 그런 얘기도 나올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여운을 남겼다. 어쨌든 그가 '경남대통령'에서 중앙정치의 핵인 '용꿈'을 꾸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김 지사는 중앙정치에 취약한 점은 있지만 행정가로서도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외자 유치 등의 국제적인 교류와 경제인으로도 성공했기에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의 거취에 눈을 떼지 못한다. 또 김 지사는 정치적 비전과 청렴도 개혁성 지역헌신도 등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탐나는 정치적 인사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한목소리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미래가 없다? 특히 김 지사가 신당행을 할 것이라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지난 16대 대선 때 대권도전설로 인한 당내 갈등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때 대권도전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시인도 부인도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다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측의 적지 않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고 도지사 3선의 길을 택했지만 그러한 그의 처신으로 인해 한나라당에서는 거의 '왕따' 당하는 분위기였다. 그로 인해 당과 그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도지사 공천 향배도 한치 앞을 못 보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당의 신당 출현으로 4당 체제로 정국 구도가 바뀌면서 상황이 역전되었고 '급기야 김 지사가 당을 두고 몸 따로 마음 따로'라는 설까지 돌면서 '몸값 올리기에 주력한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김 지사는 5월 초부터 주변인사들과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한나라당에 남아서는 미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지사의 우리당 영입은 한나라당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부산·경남지역 내 교두보와 의미 있는 의석확보를 노리는 우리당에게 큰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러한 점에서도 김 지사에겐 우리당의 영입 제휴는 '달콤한 사탕'이다. 김 지사는 영남풍이 신당으로 북상하는 마지막 히든카드? 김 지사의 지난 16대 대선 전 대권도전 시사는 당에서 물먹은 동기이기도 했지만 역으로 그의 주가를 상향시킨 계기이기도 했다. 김 지사의 대권바람은 당내 '따돌림'으로 이어져 지난 지자체장 선거 때 당내에서 '공천을 주지 말자'는 여론까지 대두시켰다. 하지만 선거 전 '김 지사가 탈당하여 한나라당 후보와 맞설 경우'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김 지사가 65%의 지지율을 확보하자 김 지사의 당내 입지는 바로 달라졌다. 탈당한 김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한나라당의 후보를 제치고 승리할 경우, 코앞에 닥쳐올 16대 대선에서 '창풍'이 삭으러들 수 있다는 악영향을 염두해 한나라당은 어쩔 수 없이 김 지사를 공천했다는 후문이다. 이때부터 '김 지사의 마음은 한나라당을 떠났다'는 것이 주변의 한목소리이다. 이러한 상황을 파악한 우리당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이로써 김 지사의 입지나 주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끝낸 우리당에서 김 지사의 영입설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우리당은 오히려 김 지사의 '몸값을 어떻게 올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느냐'는 것에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영남권의 신망 있는 한나라당 단체장이라는 입지와 청렴도, 행정경험, 국제적 감각, 경제통, 정치적 비전 등에 높은 주가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감정이 없고 정치적 유연성을 갖은 '영남권에서 신당행 폭풍을 북상시킬 수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라는 여론도 우세하다. 이러한 인식에서 우리당은 오히려 김 지사의 입당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당 고위직을 놓고 물밑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까지 나돈다. 이 같은 해석에서 김혁규 신당행에 '대권 담보행'설까지 나돌 정도로 우리당이 '김 지사 띄우기'에 앞장섰다는 관측이다. '마지막 히든카드'의 가치는 우리당이 김 지사의 입당 문제를 놓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남풍의 신당 북상행'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달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 대통령-김 지사 독대 '무슨 얘기 오갔나' 한편 이에 앞서 5월 초께부터 김 지사는 내년 총선 출마설 및 손학규 경기지사와 차기 대선 연대설, 민주당 입당 및 대권도전설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 때 이를 두고 민주당이 김 지사측에 입당 후 정부 내 고위직을 제의했다는 입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초 김 지사는 지방지 인터뷰를 통해 대권도전에 대한 꿈을 "국민이 원하고 국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열심히 일을 해야할 것"이라며 "결정은 신중해야한다"고 대권도전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현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도 안 돼 대선 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례며 지금은 국가가 잘 되도록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기가 오면 상황을 잘 분석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경남·부산에서도 신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에서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심을 표명했다. 이러한 김 지사의 거취와 관련한 일련의 '설'들은 김 지사의 정치적 주가를 높이기 위한 '김혁규 띄우기'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여러 번의 독대를 통하여 임기 중 혹은 임기 후 정치적인 변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한편 우리당에서의 영입설이 나도는 가운데 만남이 이뤄져 두 사람간 대화 내용에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 7월 1일 청와대를 방문해 외자유치 성공사례를 발표하고 노 대통령으로부터 포뮬러 원(F1) 대회 전폭적인 지원 약속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청와대측은 두 사람의 '잦은' 면담에 쏠리는 관심에 대해 "오늘 만남에서 정치적 성격의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말함으로써 정치적 확대 해석을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김 지사에 대한 우리당의 영입 추진설과 관련, 정치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어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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