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터넷 게시판, 줄 잇는 ‘대통령 하야 청원글’ 서명자 늘어나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총체적 부실과 무능이 드러난 가운데, 여론의 분노가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다. 일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대통령 취임 이후 인사파동을 비롯해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 등 수많은 난관을 겪어온 박근혜 대통령이지만, 세월호 참사에 분노한 여론의 거센 ‘하야-퇴진’ 요구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노의 강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서 세월호 참사에 분노한 누리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집권 2년차 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다음 아고라 캡처

물론, 대통령 하야는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집권 2년차 본격적으로 국정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 거센 퇴진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 22일, 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인 ‘아고라’에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 같은 청원의 취지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국가의 총체적 부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가 존재의 지상명령”이라며 “그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천명했듯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행정부 수반이며 국가 원수인 박근혜 대통령은 차가운 바다에서 스러져간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청원글에 누리꾼들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29일 오전 현재, 서명자는 58,5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후로도 또 다른 박근혜 대통령 하야-퇴진 청원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24일에는 ‘비상국회를 소집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현재 시점까지 1,600여명 넘게 서명했고, 26일에도 ‘박근혜탄핵’이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역시 1,600여명 넘게 서명했다.

이 외에도 27일 ‘무능하고 사악한 정부의 총체 박근혜의 퇴진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2,000여명 가까이 서명한 상태고,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정중히 요청합니다’ 글이 올라와 1,2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또, 이날 올라온 ‘대통령 탄핵 국민소환제도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에는 현재 시점까지 3,700여명이 서명했다.

아고라 게시판 사용 빈도가 많은 일부 누리꾼들이 같은 주제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슈가 커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통령 퇴진-하야 요구가 번지고 있다는 것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 같은 여론 악화 현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날(28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4월 넷째 주 주간집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1주 전 대비 무려 6.8%p 하락한 57.9%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30%)와 유선전화(7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5.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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