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황 불구, 소비심리 위축된 까닭은?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실물 경기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여전히 밑바닥을 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와 비교하여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91.5로 전달의 90.4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중제 - 설비투자가 개선되고, 기업들의 경기실사지수도 좋아지고 있지만, 소득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과정이 상당기간 지연되고 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10월 97.1로 기준치 100을 하회한 이후 13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항목별로 보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84.1로 전달의 81.4에 비해 2.7포인트 상승해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조금 줄어들었다. 또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는 96.3으로 전달의 96.1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실물경기의 지표가 개선 소비자들에게는 와닿지 않고 있다" 반면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는 98.2로 전달의 98.8에 비해 소폭 하락해 향후 소비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감소했다. 내구소비재에 대한 구매지출 기대지수는 88.7로 전달의 88.0에 비해 상승했으며 외식·오락·문화생활관련 소비지출 기대지수도 85.9로 전달의 82.3에 비해 상승했다. 또한 6개월 전과 비교하여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62.7로 전달의 59.9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평가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에서 일단 벗어났다. 경기에 대한 평가지수는 48.5로 전달의 45.5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해 6개월 전보다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활형편에 대한 평가지수는 76.9로 전달의 74.3에 비해 2.6포인트 상승해 6개월 전보다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었다. 한편 6개월 전과 비교하여 현재의 자산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나타내는 자산평가지수는 주택 및 상가, 토지 및 임야, 금융 저축부문에서는 전달에 비해 상승한 반면, 주식 및 채권부문에서는 전달에 비해 하락했다. 또한 6개월 전과 비교하여 현재의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와 현재의 '부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월에 비해 낮아진 반면, '비슷하다'고 응답한 가구의 구성비는 높아졌다. 1년 전과 비교하여 현재 가계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 평가지수는 81.6으로 전달의 80.9에 비해 높아졌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거품 후유증 여전해 이처럼 소비자기대지수와 소비자평가지수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의미있는 개선으로 판단하기에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가는 "소비자전망이 전달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지만 아직도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실물경기의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와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생산이 증가세가 확대되고 수출이 사상최대를 이루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지만 내부부진이 심해 소비자들의 심리는 경기의 선행성을 갖지 못하고 오히려 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는 "10월 소비자기대지수와 평가지수는 전달대비 개선됐지만, 소비침체가 심화되지 않는 수준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면서 "기대지수 상승에도 소비지출지수는 오히려 둔화,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비심리 개선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과도한 가계채무 부담과 부동산 가격 급등이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2~3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확대된 가계대출과 부동산 거품 후유증으로 '수출증가 → 설비투자 확대 → 고용 및 소득 개선 → 소비지출 증가' 형태의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설비투자가 개선되고, 기업들의 경기실사지수도 좋아지고 있지만, 소득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과정이 상당기간 지연되고 있다"며, "신용카드와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단기 내 급반전 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