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친구들 생각에 경기포기까지 생각하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여자 탁구팀이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단원고는 17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 60회 전국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울산 대송고를 3-1로 이기고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으로 기뻐하는 것 대신 단원고 선수들은 시상식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이 대회 2연패를 목표두고 출전한 단원고는 16일 진도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선수, 코칭스태프, 학부모까지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고를 당한 2학년 학생이 3명은 심리적으로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탁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또래 친구들이 사고를 당하다보니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죄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경기 포기도 고려했다”며 “2학년 선수들 중에 친구가 실종된 경우도 있어 심적으로 불안정해하고 밤새 눈물을 흘린 선수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에서도 동료 공격이 성공해도 박수만을 칠 뿐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선수 학부모들도 응원을 자제했다. 결국 16일 준결승에서 안양여고를 3-2로 물리쳤고, 결승에서는 맹공을 퍼부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1단식 2학년 안영은(17)은 김진혜을 3-1(11-1, 11-5, 8-11, 11-6)로 3학년 박세리·박신해(이상 18)도 두 차례 단식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편 단원고는 지난 2011년 대한탁구협회 우수단체상에 이어 지난해 최우수단체상, 올해도 우승을 차지했지만 시상식에서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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