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학올림픽 ICM 올해 서울에서 열려

▲ 필즈상 금메달

 

 

 

 

 

"만물의 척도"

"만물의 근원"

“신은 이것 베틀을 통해서

우주라는 직물을 짠다”

"모든 것이 이 것이다"

 

'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피타고라스가 내린 답이다.

아끼는 책 <박사가 사랑한 수식>(오가와 요코)에서 여주인공이 가정부로 일하며 우정을 나누게 되는 노수학자는 연산을 통해 세상의 신비와 원리를 명상하는 철학자였으며, 수식으로 인간의 존엄, 인간애를 통찰해 수식數式을 마치 시詩처럼 전달하는 시인이기도 했다.

수가 만물의 척도라면 수의 상관(相關)을 연구하는 수학은 논리학의 정점이다. 또한 피타고라스, 플라톤, 히타피아, 파스칼, 칸트, 데카르트, 뉴튼, 버트런드 러셀, 비트겐슈타인… 저명한 철학자들 다수는 곧 수학자들이기도 했다.

관심 영역 넓고 호기심이 많은 기질 상,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대 세계에 가장 유명하고 권위 있는 수학자는 과연 누구일까? 그래서 또 그렇다면 수학분야에서 놀라운 공을 세운 이들에게 수여하는 상은 없는 것일까? 저명한 수학자들이 서로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실력을 겨루어 보거나 검증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대회나 큰 행사의 존재는?

 기초과학 분야에선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의학상, 생물학상이 명실공이 최고 학자에게 부여하는 최고 권위 있는 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벨상 영역에 고대 인도의 베다수학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가장 오래된 학문’이라는 수학분야 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혹시, 눈치 채고 있으셨는지? 노벨상을 패러디해 획기적인 사건이나 발명에 수여하는 이그 노벨상에도 특별히 수학 부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없다.

'과학의 근본이 되는 중요한 학문인만큼 수학분야 놀라운 재능을 지니고 공을 세운 이들에게 수여하는 수학상 또한 마땅히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것이 바로 ICM과 필즈상이다.

 

 국제 수학 올림픽, 수학의 노벨상 시상, 한국에서

1897년 스위스에서 시작되어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국제수학자총회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ICM은 전 세계 100여 개국 최정상의 수학자들이 모이는 이과계 ‘별들의 잔치’다, 기초과학 분야의 최대 학술대회로 ‘수학계의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이 총회에서 수여되는 ‘필즈상’은 수학 분야가 없는 노벨상을 대신해 ‘수학의 노벨상’으로도 여겨져 그 못지않은 명성을 얻고 있다.

세계적인 수학자대회인 이  ICM이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 오는 8월 13일부터 8일 간 전세계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강남 코엑스 진행되고 따라서 수학의 노벨상 2014 필즈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여하게 된다고 한다. 

 2014 국제수학자총회 서울 개최를 기념해 우리나라는 2014 한 해를 ‘수학의 해’로 정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여러 기념행사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왜 수학분야에는 노벨상이 없는 것일까? 당연히 궁금해진다.

 인간의 이면과 역사 우연성을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학계 천재들의 사생활에 얽힌 역사적인 비하인드 스캔들을 잠시 엿보도록 하자.

노벨상의 수학 부문 배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과 추측들이 분분한데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이 '삼각관계설'이다.

과학자 노벨은 동시대 저명한 여성 수학자를 사랑했고 한동안 서로는 애인 사이였다고. 그러나 그녀는 결국 노벨을 떠나고 스웨덴의 유명수학자 레플러를 선택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당시 노벨상에 수학상이 제정된다면 노벨을 버린 그녀에게나 혹은 노벨과 삼각관계를 이뤘던 레플러에게 수상될 공산이 컸다고 한다. 그만큼 이들은 천재 커플이었던 것 같다. 이에 질투심에 빠진 노벨이 수학상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스웨덴 노벨재단 또한 여성 수학자에게서의 실연과 사랑의 연적 레플러와의 불화설을 암묵적으로 공식화하는 입장이라고 하니,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노벨상에 수학 부분이 빠지자 캐나다의 수학자, 토론토 대학 교수 존 필즈 (John Charles Field, 1863.5.15-1932)는 노벨상 못지않은 수학상을 제정하고자 하는 염원을 품게 된다. 필즈는 '문제'의 그 스웨덴 유명 수학자 레플러'와 상의해서 계획을 수립했다. 1924년 국제수학자회의(ICM)에서 위원장을 맡게 된 필즈는 수학 영역에서 새로운 연구와 개척에 공헌한 수학자에게 금메달을 증정하자는 의견을 제안했고 총회의 잉여자금과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해 재단을 설립했다. 그렇게 해서 1936년에 첫 수상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필즈 교수는 이를 보지 못하고 몇 주 전 건강악화로 사망하고 말았다고.
 
이렇게 해서 현재 4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는 국제수학자총회에서 선정하는 ‘필즈상(Fields Medal)’은 1962년까지는 2명의 수학자에게만 상이 수여되었으나 1966년부터는 최대 4명까지로 규정을 변경했다.
 특이한 것은 필즈상은 수상 당시 나이가 40세를 넘으면 안 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 40세 미만만 수상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까다로운 조건은 수학적 재능은 흔히들 젊은 시절 만개하기에 그처럼 젊은 나이 '천재성'을 지닌 인물을 발굴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필즈상은 노벨상보다 더 받기 어려운 학계의 영예로운 상으로 평가받다.

  필즈상이 부상하는 가운데 이러한 한계 등에 반발, 노르웨이 정부는 19세기 자국의 저명한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탄생 200주년을 기려 2200만 달러를 출자해 ‘아벨상’을 만들었다. 매회 수상되는 아벨상 또한 필즈상에 필적할 세계적인 수학상으로 떠올랐다.

천재를 많이 배출한다는 이스라엘이 제정한 ‘울프상’은 1978년부터 해마다 농학과 화학, 수학, 의학, 물리학 등 5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에게 수여해왔다. 현재는 아벨상 제정 이후 상의 권위가 3순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철학자, 수학자, 정치가, 종교가였던 피타고라스(BC582 ~ BC497, 그리스)

 

  사물의 참된 본성, 수학의 본질

그럼 다시 '지금, 여기'로 돌아와, ICM 대회 서울 유치와 '2014년 수학의 해' 지정을 기념해 학계와 ICM 조직위원회(Knowledge Awake On Stage) ‘K.A.O.S’가 진행하는 행사를 살펴보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적인 수학자 및 타 학문 전문가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자연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참여한다는 지식콘서트 <2014 K.A.O.S 수학의 본질> 강의 시리즈다. ‘무대 위에서 지식이 깨어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세계 유수의 수학 석학들이 초빙되어 수학의 미학과 대중화를 주제로 릴레이 강의를 펼치는 것이다.

 그 첫 회로 지난 3월 21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옥스퍼드대 교수'가 홍익대에서 ‘수학의 본질: 수(Number)’ 강연을 진행했다. 행사장엔 강연을 듣고자 하는 과학고 영재들과 이공계 큰 꿈을 품은 이과생들을 포함 700명의 학생과 일반인들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민형 교수는 0과 1로만 정보를 저장하는 컴퓨터 코드와 곡면에서의 수 연산, 입자의 연산 등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수학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고. 또한 수학 및 과학 기피현상에 (범죄) 수사 수학, 법 수학 등 다양한 해외의 직업 사례들을 소개하여 '수학은 곧 생활 학문임'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2014 K.A.O.S 수학의 본질> 시리즈는 앞으로도 구조, 셈, 함수, 모양을 주제로 한 총 5회의 릴레이 강연을 이어간다.

 ‘1은 이성의 수, 2는 첫 번째 여자의 수, 3은 첫 번째 남자의 수…’

김민형 교수가 ‘만물의 근원은 수’라는 사실 이것이 곧 수의 본질”이라며 수학의 본질 강의에서 인용한, 이 또한 피타고라스의 말이다

사실 피타고라스는 일찍이 1부터 9까지 숫자들의 신비로운 속성을 정의 내리고 '모든 개념들은 숫자로 표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숫자들이란 무한에 경계를 짓는 것이며, 사물의 참된 본성을 구성한다'라는 말도 남겼다.

한국의 경우 삼태극, 삼족오, 유럽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등에 근거해 숫자 '3'을 원초적 완성수, 신성한 수로 본다. '3'은 동서양의 창조 설화 속 공히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공통분모 수이기도 하다. 럭키 세븐의 7, 죽을 사(死)를 의미해 호텔엔 없는 4층의 4, 기독교에서 악을 뜻하는 666 등, 이처럼 각각의 수는 각 문화에 근거한 상징들을 지닌다.
 
이처럼 숫자마다 부여된 신비한 상징들이 존재한다고 본 수비학에 근거해 역경이나 주역에서는 사람의 이름자 획수나 거북이 등껍질에 나타난 숫자  등에 따라 궁합이나 미래의 운명을 점쳐보게 된 것이다.

 '수비학'(numerology 숫자를 의미하는 라틴어 누메루스(numerus)와 사고·표현 등을 표현하는 희랍어 로고스(logos)의 합성어), (數秘學 ‘셀 수, 숨길 비·비밀 비, 학문 학’)은 말 그대로 ‘수의 신비’ 혹은 ‘수의 비밀’을 다루는 학문으로 숫자의 과학이자 상징수학인 셈이다.

신비주의적인 수비학 차원에서 뿐 아니라 문명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던 컴퓨터, 그 컴퓨터는 0과 1의 비트 원리에 기반하여 작동하고 있다. 이처럼 ‘수'학은 책자 속 무용한 수식(數式)만이 아닌 생활 속 뿌리 깊게 관여해 작동하고 있는 力學이며 인류에게 '수학'은 매우 근원적이고 필수적인 학문이다.

문화는 관람석, 혹은 상점, 미술관 안에서 티켓이나 고가로 교환되는 '상품'들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연하고 기초적인 이 같은 사실을 근래엔 많은 이들이 잠시 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문화생활을 누린다'는 말이 고가의 '특정 유명 공연' 티켓이나 명품을 소비하는 것을 의미하고 신문 문화 면이 표피적이고 근시안적인 문화 '기획 상품'들 '홍보'로만 채워져 가고 있으니 말이다. 문화적 행사 또한 영화제나 스포츠 경기, 오디션 프로그램 등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행사들에만 관심이 편향, 독식된다.

문화란 삶 그 자체, 그 삶을 해명할 수 있는 사상과 이론, 이론에 깃든 철학이라고 감히 명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창의적으로 연구, 변주하고 생과 일체화하는 학문과 예술, 문명 그 것이 바로 찬란한 문화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학창시절 본인의 수학 성적은 처참하게 밑바닥을 기었다. 그렇다 하여도  '2014 수학의 해' 지정은 반갑다.  '수학의 해'가 더 알려져 기초 학문 교육의 우대와 활성화 필요성에 대중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또한 영예로운 국제수학자총회 ICM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

 

영화·문화 칼럼니스트  정여진 holy-lu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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