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 vs 몸에 나쁘다, 커피의 이중성

▲ 커피 속 수천 가지의 화학성분에는 인체 건강에 미치는 긍정과 부정적 요소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파크
봄이 오면서 오후만 되면 졸음이 쏟아지는 춘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많은 직장인들이 졸음을 쫓아주는 커피를 찾고 있다. 커피에는 수천가지의 화학성분이 함유돼 있어 인체 건강에 미치는 긍정과 부정적 요소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커피 속 카페인 성분을 적당히 섭취하게 되면 졸음을 가시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과잉 섭취하게 될 경우 불면증, 메스꺼움, 신경과민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커피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카페인의 다량 섭취는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과 사망 위험의 증가, 비만과 당뇨병 유발 등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반면 적당한 커피의 섭취는 뇌졸중과 대장암 위험 감소, 피부노화 억제, 파킨슨병 예방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알려졌다.

따뜻한 봄 날씨에 졸음 쏟아지는 춘공증 호소
졸음 쫓으며 집중력 향상시켜 주는 커피 선호
커피 속 다양한 화학성분, 긍정·부정 요소 혼재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춘곤증에 시달리고 있다. 춘곤증은 봄에 나타나는 계절성 증상으로 추위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갑자기 따뜻해진 기온에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해 몸이 피로해져 자주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을 일컫는다. 이에 많은 직장인들이 졸음을 쫓기 위해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자주 찾고 있다.

커피에는 수천가지의 화학성분이 함유돼 있어 인체 건강에 미치는 긍정과 부정적 요소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중요 성분으로는 다당류, 지질, 유기아미노산, 단백질, 무기질, 카페인 등이 있다. 이들 성분의 함량은 생두의 종류 생산지역, 재배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당류 37~55%, 지질 11~13%, 유기아미노산 11~16%, 단백질 4~5%, 지방산 2%, 클로로겐산과 트리고넬린, 카페인 등이 각각 1% 가량 포함돼 있다.

특히 이들 성분 중 카페인의 적당량 섭취는 졸음을 가시게 하고 피로감을 덜어주며,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과잉 섭취 시에는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위산과다 등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카페인의 민감도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 스스로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하도록 해야 한다.

◇ 과도한 커피 섭취, 몸에 해롭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은 칼슘 흡수 불균형을 초래해 뼈의 골밀도를 감소시켜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하루 300mg 이상의 카페인 섭취가 골질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하루 세잔 이상의 커피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한편 55세 미만의 사람들이 하루 동안 커피 4잔 이상을 마시게 되면 사망 위험이 5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생물통계학 준시우 리우 교수가 커피 섭취량과 전체 사망, 심혈관사망의 관련성을 검토한 결과 “55세 미만의 사람이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신 경우 남녀 모두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여러 질병으로 인해 사망 할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또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흡연을 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심장과 폐질환을 앓기 쉬우며 신진대사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커피는 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루 최소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실명 혹은 녹내장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더불어 커피는 이뇨작용을 도와 체내의 수분을 배출시키므로 눈물 분비 기능을 저하시켜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카페인 성분은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의 원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카페인 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했을 경우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커피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다량 섭취할 경우 비만과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케빈 크로프트 교수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교수는 쥐에게 보통 식단과 고지방 식단, 고지방식+클로로겐산을 제공하고 12주간 관찰했다. 그 결과, 고지방식과 클로로겐산을 함께 복용한 쥐는 고지방식만 복용한 쥐에 비해 몸무게 부분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세포 내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변화됐으며 인슐린 내성이 높아졌다. 교수는 “커피 속 항산화물질을 적당히 섭취하면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의 예방 효과가 있지만 과해지면 오히려 상반된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커피는 남성 요실금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의 얼레인 마크랜드 박사가 약 4000여명의 남성이 참가한 전국적인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커피 2잔 정도에 들어 있는 카페인 양은 남성 요실금 위험을 높일 수 있었다. 하루 카페인을 234mg(커피 1잔 함유량 약 125mg) 섭취하는 남성은 카페인을 가장 적게 섭취하는 남성에 비해 요실금을 겪을 가능성이 평균 7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392mg 이상인 남성에게는 이러한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 커피는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

일본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 요시히로 코쿠보 박사는 “하루에 한 잔씩 커피를 마시면 뇌졸중 위험을 20% 가량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박사는 45세~74세 건강한 성인남녀 8만2369명을 대상으로 커피와 뇌졸중 발병 연관관계에 대해 13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매일 1~2잔 마시는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19% 정도 낮아졌다. 이에 코쿠보 박사는 “커피 속에는 혈전을 억제하는 특정 성분이 들어 있어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피의 카페인은 낙천적인 성향으로 만들어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독일 루르대학 라르스 쿠친케 교수는 19~32세의 건강한 성인 66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시작 전 33명에게는 200mg의 카페인(커피 2~3잔)을 제공하고 나머지 33명에게는 아무런 효능이 없는 약을 복용하게 했다. 이후 컴퓨터 스크린에 긍정과 부정, 중립적인 단어들을 띄운 결과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약을 복용한 사람들에 비해 긍정적인 의미의 단어를 인식하는 것이 약 7포인트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단어 식별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쿠친케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카페인이 도파민을 촉진시켜 두뇌활동을 자극한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보상이나 창의성, 중독, 충동 등과 관련되는 도파민 활동을 촉진시키는 것과 연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는 커피를 하루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최대 40%까지 낮아졌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또한 하루 4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약 15% 정도 발병 확률이 낮아졌다. 국내 연구진 또한 커피 속 페놀릭파이토케이칼 성분이 대장암과 피부노화를 억제 시켜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대장암과 커피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했다. 커피의 원두는 레드베리의 씨로, 다른 베리류처럼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항산화제가 활성산소를 막아 우리 몸의 노화와 발암물질 생성을 예방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사포커스 /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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