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휼동락(相恤同樂)하는 우리의 전통 미덕 되살아나야

7번방에 어눌한 용구가 들어온다. 순진무구한 6살 지능을 가진 딸바보 용구는 위험에 처한 방장 소양호를 구한다. 갖고 싶은 것 하나를 말하라고 한다. 용구는 자기 전부인 예승이를 이야기 하고…그렇게 해서 예승이는 포장 상자에 위장 잠입해 7번방으로 들어간다.

7번방의 강력범들이 개과천선(?)하여 용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친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줄거리다.

한국영화 최다 관객 몰이의 반열에 오른 이 영화를 보면서 여러 장면이 눈물을 짜내게 만들어 아직도 연기자들의 잔상이 스친다.

교도소 수형자들이 뇌종양 수술을 앞둔 동료 수형자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십시일반 영치금을 모아 전달했다. 수형자들의 이 같은 정성에 교도관들도 동참했다.

최근 안양교도소는 뇌종양 수술을 앞두고 있는 남모(31)씨에게 모자란 수술비 300여 만 원을 전달했다.

남씨는 뇌수술 때문에 지난달 24일 형 집행 정지로 출소했다. 술집에서 일어난 사소 한 말다툼 끝에 상해치사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고 2년간 복역했다.

남씨는 청각신경 집종이라는 악성종양 제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자칫 청각을 잃을 수 있는 처지다. 이번이 세 번째 수술이다.

남씨는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1000만원이 넘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암담한 상태였다. 남씨는 어린 딸이 희귀병을 앓아 그동안 수술비로 모아둔 돈은 딸 병원비로 모두 들어갔다고 한다.

사람 인(人)자를 보면 서로를 의지하는 형상이다. 아무리 위급하고 궁박한 지경에 처하더라도 서로 어려우면 손을 맞잡고 쓰러지면 일으켜 세우고 하는 게 인간살이 아닌가.

교도소 내에서 수형생활을 한다는 건 죄에 대한 대가로 벌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을 돌아다볼 여유가 없다.

수인(囚人)으로 영어(囹圄)의 신세가 되다보면 마음도 피폐해지고 냉랭해 지게 마련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동료를 위해서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온정이 우러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니 적잖은 감회가 인다.

안양교도소에서 봄바람을 타고 전해온 따뜻한 미담이 교도소 담장을 넘어 세상으로 퍼지고 있다.

담장 밖에서 그들보다 여유롭게 사는 이들도 주위를 돌아보면서 작지만 절실한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그런 마음을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7번방의 선물’이 가져올 기적이 여기저기서 일어나 희망 바이러스로 그 전파력이 널리널리 확장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간이 흘러 영화의 감동이 다소 퇴색되긴 했지만 그 영화가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이번 미담을 통해 다시 한 번 수많은 이의 ‘기부 자극제’ ‘품앗이 자극제’가 돼 상부상조하고 상휼동락(相恤同樂)하는 우리의 전통 미덕이 다시 되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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